해피니스트랙: 두 번째 트랙
끊임없는 질주에서 벗어나라 – 우리 몸의 회복력을 활용하는 법–
[1] 2011년 3월, 금융계에서 주목받던 젊은 기업인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Antonio Horta-Osorio)는 로이드 뱅킹 그룹(Lloyds banking group)의 수장 자리에 오르며 영국 5대 은행 CEO 중 최연소 CEO가 되었다. 그의 취임은 로이드 은행에 희망이 되었으며 실제로 그는 은행을 회생시키기 위해 주당 90시간 근무도 불사하면서 정열적으로 기업을 이끌었다.
우리는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을 매우 바람직한 태도로 여긴다. 적당한 선이라면 열정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좋은 일이다. 문제는 ‘과도한 활동’에 함몰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그 대가로 만성적인 스트레스를 안고 산다.
스트레스 : 매우 힘겨운 일에 직면한 상황에서 그 일을 해낼 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고 느낄 때 겪는 심리 상태
[2] 미국 스트레스 연구소(Americal institute of stress)에서 2014년 미국인 표본 집단을 조사한 결과 다음과 같은 통계수치를 내놓았다.
– 고용주들의 스트레스와 관련해 들어가는 연간 의료비용은 3,000억 달러다.
– 스트레스로 인한 신체적 비용을 일상적으로 치르는 사람들의 비율은 77퍼센트다.
– 스트레스로 인한 심리적 비용을 일상적으로 치르는 사람들의 비율은 73퍼센트다.
– 스트레스 때문에 밤잠을 설친다고 말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48퍼센트다.
[3]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는 취임 8개월 만에 극심한 스트레스와 피로로 병가를 냈다. 스트레스가 어찌나 심했던지 닷새 동안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였다고 한다.
그의 병가가 알려지자 로이드는 주가가 폭라개 10억 파운드에 이르는 손실을 입음. 과도한 활동이 역효과를 낸 사례라 할 수 있다.
1. 스트레스를 성공의 불가피한 요소로 보는 이유
성공이라는 것에 힘을 이용해 밀어붙이거나 뭔가를 제압한다는 의미가 담겼다고 은연 중에 생각하고 결과적으로 우리는 생리적인 스트레스가 동반될 수 밖에 없는 강력하고 과도한 활동을 좋은 것으로 여기게 됨
[4] 내가 스탠퍼드 대학교에서 심리학 교수 진 차이(Jeanne Tsai)와 함께 진행한 연구가 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타인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고 싶은 상황에선 흥분 같은 고강도의 긍정적 감정이 더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감정이 자신을 더 영향력 높은 사람으로 만들어준다고 믿기 때문이다. 실험에서 참가자들을 두 집단으로 나눠 각각 리더와 부하 직원 역할을 맡겼는데, 리더를 맡은 이들은 자연스럽게 고 강도의 긍정적 감정을 느끼고 싶어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흥분 같은 감정은 긍정적인 감정이기는 해도, 그 강도 때문에 신체의 생리적 스트레스 반응을 활성화한다.
성공을 위해 과도한 활동과 스트레스가 필수라는 관점이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관점은 장기적으로 역효과를 낸다.
2. 좋은 스트레스와 나쁜 스트레스의 차이
물론 스트레스라고 해서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5] 일시적 스트레스는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
[6] 스탠퍼드 대학교 정신의학 교수인 피르다우스 다바르(Firdaus Dhabbar)는 일련의 유명한 연ㄱ에서 스트레스가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밝혀냈다.
[7] 그는 단기 스트레스 반응의 생물학을 활용하여 스트레스가 신체를 보호하고 성과를 높인다는 점을 처음으로 제시한 인물이다.
[8] 그의 획기적 연구는 단기 스트레스의 잠재적 보호 효과와 만성 스트레스의 유해한 효과를 보여주었으며, 그 결과가 여러 지면에 인용되었다.
나는 수술을 앞두로 다바르 교수를 만났다. 그는 스트레스 반응이 면역 시스템을 강화해 회복 과정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단, 수술 받기 전 스트레스 수준이 낮은 상태로 유지되어야 한다는 점을 전제로 했다.
[9] 그의 연구팀이 내놓은 연구 결과가 보여주듯이,
[10] 수술은 스트레스 반응을 촉발하여 회복을 촉진하는 화학물질이 체내에 다량 분비되게 한다.
일시적 스트레스에는 또 다른 이점도 있다.
[11] 예를 들어 정신적 또는 신체적으로 더 높은 성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는 만성 스트레스를 겪고 있지 않은 경우에만 해당한다.
[12] 로버트 여키스(Robert M.. Yerkes)와 존 도슨(John D. Dodson)의 이름을 딴 여키스–도슨 법칙이 이를 설명해준다. 이 법칙에서는 일정 수준의 스트레스는 최상의 성과를 내는데 도움이 되지만, 스트레스 강도가 너무 높으면 수행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뒤집힌 U자 형태 그래프를 통해 보여준다.
[13] 또 다른 연구들은 스트레스가 주변 사람과의 협력 시스템을 강화하고 유대감을 촉진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런 긍정적 사회적 행동 반응은 위기나 자연재해 상황에서 사람들의 협력 관계가 더 강해지는 이유를 일부 설명해준다. 예)9.11 사태 이후
그러나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좋은 것이라도 넘치면 문제가 생긴다.
[14] 장기간에 걸친 높은 스트레스는 건강을 해치고,
인간관계를 망가트리며, 일의 성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의 사례
만성 스트레스가 우리의 몸을
[15] 질병과
[16] 염증에
더 취약하게 하고,
[17] 심지어 세포 노화도 가속화 한다는 것을 보여주는 과학적 연구 결과가 나와 있다.
[18] 장기간 지속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으면 기억력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19] 창의적 사고 능력, 정확한 상황 판단력,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현명한 의사결정을 내리는 능력도 약해진다.
스트레스에는 파급 효과가 있어서 주변 이들에게도 스트레스를 증가시킨다.
[20] 누군가가 ‘두려움 페로몬’을 발산하면 그 사람과 같이 있는 사람들의 두뇌에서 불안과 두려움을 관장하는 영역, 특히 편도체가 더 활성화된다.
스트레스는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스트레스라는 파도를 지혜롭고 능숙하게 타는 법을 아는 것이 중요하다.
3. 우리의 자연적 회복력
회복력이란 일상적으로 마주치는 스트레스 상황에서 신속하게 벗어나 원래 상태로 복귀하는 능력을 말한다.
동물과 아이들이 스트레스 상황에서 빨리 회복된다는 사실은 우리의 신경계가 자연적인 회복력을 타고났음을 보여주는 징표다. 인간은 신속하고 수월하게 안정과 행복의 상태로 돌아가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타고난 회복력을 활용하는 법을 잊고 살아간다. 위협 요인이 사라졌음에도 여전히 불안과 긴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데에는 몇가이 이유가 있다.
4. 회복력을 방해하는 요인
두뇌가 사고하는 방식
[21] 우리의 두뇌는 긍정적인 생각보다 부정적인 생각에 더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
과학자들은 이런 부정 편향이 적응과 생존을 위한 것이었다고 추측한다.
머릿속으로 부정적인 생각을 한두 가지만 해도 우리의 신체 상태는 극단적으로 동요될 수 있다.
[22] 영국 심리학자이자 연민 중심 치료법의 창설자인 폴 길버트(Paul Gilbert)박사가 설명했듯이, 화가난 상사에게 전화 받거나, 연인 또는 친구에게서 얹짢은 문자 메시지를 받거나, 낯선 사람에게 욕설 한마디를 듣기만 해도 우리 몸의 생리화학 상태는 즉각 불안 상태로 돌입한다.
그리고 그런 상태는 신체 에너지를 소모시킨다.
[23] 심지어 연구결과는 이메일을 자주 확인할수록 스트레스를 더 많이 경험하게 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24] 글로리아 마크(Gloria Mark)와 미 육군 소속 연구자 아먼드 카델로(Armand Cadello)는 캘리포니아대학교 어바인 캠퍼스의 연구에서 이메일이 업무 생산성과 스트레스 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했다.
그 결과,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을 때 실험 참가자들은 주어진 과제에 대한 집중력이 한층 높았고 심박수 측정 결과 스트레스 수준도 더 낮았다.
[25] 2014년 조사 결과 사람들이 업무 상 보내고 받는 이메일 개수는 하루에 121통이었다. 이는 2011년의 105통보다 증가한 숫자이며, 2018년에는 140통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결과적으로 이메일 처리 업무만으로도 온갖 종류의 감정과 스트레스를 경험할 수 있다.
물론 우리는 좋은 이메일도 받는다.
[26] 안타깝게도, 앞에서 언급했듯 두뇌가 부정적인 정보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부정적 소식에 더 많은 영향을 받는다.
외부 및 내부 자극
두뇌는 우리를 동요시키는 생각을 만들어내는 것 뿐만 아니라, 외부 메시지로부터 끊임없이 자극을 받는다.
[27] 앞서 설명했듯 우리 두뇌는 긍정적인 자극보다 부정적이거나 두려움을 유발하는 자극에 더 끌리도록 설계되어 있다.
두려움과 불안을 자극하도록 설계된 메시지들이 주변에 만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외부 메시지만 스트레스를 유발하는 것도 아니다. 우리는 커피, 에너지 음료 같은 자극제에 의지해 에너지를 얻어가며 자신을 몰아붙인다.
[28] 실제로 학생과 전문직 종사자들이 집중력 지속 시간을 늘리기 위해 각정제를 복용하는 일이 점점 늘고 있다.
갖가지 자극에 둘러쌓여 스스로 평정을 되찾지 못하는 우리는 진정제로 손을 뻗는다. 그러다 보면 우리의 신경계는 더 부담을 안게 된다. 요컨대, 부정적인 것에 집중하는 두뇌의 경향과 온갖 외부 메시지와 자극이 우리가 자연적인 회복력을 발휘하지 못하게 한다는 얘기다.
5. 스트레스 관리가 역효과를 내는 이유
스스로 마음을 다스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29] 스트레스를 받으면 생각을 통제하기가 왜 그토록 힘든 것일까? 하버드 대학교의 심리학 교수 대니얼 웨그너(Daniel Wegner)는 스트레스를 받거나 심리적 과부하 상태에서는 특정 생각을 통제하려는 시도가 실패하는 경우가 많고, 원치 않는 그 생각이 오히려 더 자꾸 떠오른다는 사실을 일련의 연구에서 보여주었다.
웨그너는 이것을 ‘역설적 과정(ironic process)’이라고 불렀다.
참고 견디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
머릿속을 다스려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게 잘 안되면, 우리는 종종 감정을 억누르려고 애쓴다. 그러나 연구 결과 감정을 억누르는 것이 오히려 원하던 것과 반대의 결과를 낳는 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30] 또한 부정적 감정을 자주 억누르면서 참는 사람은 보편적으로 부정적 감정을 더 자주 경험하고 긍정적 감정을 덜 경험한다.
[31] 감정을 억누르는 습관은 인간관계와 사회생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초콜릿과 알코올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사람들은 스트레스에 건설적이고 현명한 방식으로 대처하지 않고, 그 대신 보상적 물질이나 행위에 의존한다. 자꾸 이런 방법에 의존하면 이미 취약해져 있는 신경계가 더 많은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32] 오죽하면 실리콘밸리 기업들이 마음을 안정시켜준다는 웨어러블기기까지 발명하겠는가.
자연적 회복력 활용하기
우리의 생각과 마음이 회복력을 발휘하는데 가장 유용한 통로가 아니라면, 무엇이 그 역할을 대신할 수 있을까? 답은 우리의 ‘몸’이다.
호흡은 신경계에 빠르게 영향을 미치며 신뢰할 수 있는 방법으로, 최적의 심신 상태를 만들어 준다.
인도의 영적 지도자 스리 스리 라비 샹카르(Sri Sri Ravi Shankar)의 말 일부 발췌
[33] “우리가 세상에 태어나 하는 첫 번째 활동은 숨을 깊이 들이 마쉬는 일이고, 세상을 떠날 때 하는 마지막 행동은 숨을 깊이 내쉬는 일이다. 호흡은 곧 삶이다. … 우리 정신 상태가 호흡에 영향을 미치듯이, 반대로 호흡이 정신 상태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34] 샹카르의 말을 뒷받침하는 과학적 연구가 있다. 벨기에 심리학자 피에르 필리포(Pierre Philippot)가 수행한 인상적인 연구는 감정에 따라 호흡이 달라진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연구 결과 각각의 감정은 서로 다른 독특한 호흡 방식과 연관되어 있음이 밝혀졌다.
[35] 필리포의 후속연구에서, 연구팀은 여러 피실험자 그룹에게 앞 연구에서 관찰한 다양한 감정에 상응하는 호흡을 하도록 요청했고, 어떤 기분이 느껴지는지 물었다. 놀랍게도 상응하는 감정을 실제로 느낀다고 대답하였다.
[36] 한 연구에서는, 피실험자들에게 천천히 숨을 쉬라는 간단한 지시만 내려도, 스트레스가 높은 의사결정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과 긴장감이 감소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37] 나는 샹카르의 호흡법이 스트레스와 트라우마 치료에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를 듣고 이 호흡법의 장점을 연구했다.
[38]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전쟁터에서 돌아온 이후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군인들에게 호흡 조절법을 실천하게 했다. 그 결과, 호흡 방법이 그들의 회복 능력을 크게 높이는 것을 목격했다.
[39] 실험에 참가한 참전 군인 중 다수는 심각한 불안과 외상 후 스트레스를 겪고 있었다. 그러나 일주일에 걸쳐 집중적인 호흡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나서는 상태가 크게 호전되었다.
[40] 차분하고 느린 호흡이 즉각적인 효과를 내는 이유는 무엇일까?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교수이자 인디애나대학교 블루밍턴 캠퍼스의 특훈 과학자인 스티븐 포지스(Stephen Porges)는 이렇게 설명했다. 그 호흡이 미주 신경을 활성화하여 교감 신경계와 부신 시스템을 진정시킨다는 것이다.
[41] 우리는 호흡을 조절함으로써 자발적 체내 행동을 유도해 마음 상태를 완전히 바꿀 수 있다.
6. 호흡 연습으로 회복력 키우기
[42] 평소 꾸준히 호흡법을 연습하면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수치가 정상화된다는 것을 여러 예비 연구가 보여주었다.
또한 호흡 연습은 심신의 에너지를 자연스럽게 높여준다.
[43] 성인의 신경계가 지닌 회보력은 대개 나이가 들면서 빠르게 감소하지만, 프로 운동선수들과 심혈관계 기능을 집중적으로 사용하는 활동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회복력은 훨씬 느리게 감소한다.
7. 어떻게 삶의 속도를 늦출 것인가
호흡 연습을 하라
– 콧구멍 교대 호흡
요가원리를 이용한 호흡법으로 마음과 감정을 가라앉히는데 도움이 된다. 한쪽을 막고 호흡을 하는 방식
심신을 안정 시켜라
– 산책을 하라
[44]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그저 자연 속을 걷는 것만으로도 불안을 줄이고 긍정저인 기분을 유지하며 심지어 기억력까지 강화할 수 있다.
[45] 녹음이 가득한 사진을 40초간 쳐다보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고 집중력이 높아진다고 한다.
[46] 경외감에 대한 연구에 따르면, 경외감을 느끼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와는 정반대로 시간을 더 느리게 의식하게 되고 현재 순간에 더 충실해진다. 따라서 행복감이 높아지고 스트레스가 줄어든다.
–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여라
우리 몸이 하는 말에 귀를 기울이고 몸을 잘 돌보기 시작하면 자연스럽게 긍정적 감정이 늘어난다.
– 속도가 느린 활동을 하라
리듬과 호흡이 느리고 큰 힘이 들어가지 않은 활동을 선택해보라
– 사랑하는 사람을 안아주라
[47] 따뜻한 포옹이 스트레스를 낮추고, 스트레스와 관련된 질병을 감소시킨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48] 안토니오 호르타 오소리오가 복귀하리라 기대한 사람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그 자신은 복귀를 예상하고 있었다. 그는 10주간의 병가 후 회사로 돌아와 모두를 놀라게 했을 뿐만 아니라 로이드 은행을 회생시키는 일에 더욱 박차를 가했다. 이후 로이드 은행은 2008년 이래 처음으로 주주들 손에 이익을 쥐여주며 다시 일어섰다.
만성 스트레스는 우리의 에너지를 고갈시키지만, 우리는 충분히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