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 없는 연민
–젊은 소비자의 소비와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한 태도 조사–
소비에 있어, ‘지속가능성(sustainability)’은 현재뿐만 아니라 미래까지 아우르는 중요한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지속 가능한 소비란, 미래 세대도 충분한 소비가 가능할 수 있도록, 현재의 자원이 고갈되지 않는 방향으로 소비하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일회용 컵보다는 머그컵을 사용하고, 자가용보다는 자전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것 등이 이에 해당한다. 하지만 지속 가능한 소비는 그것의 중요성에 비해, 명확한 정의와 관련 요소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이에 Hume은 경제, 사회, 생태라는 세 가지 차원을 고려하여 지속 가능한 소비에 대해 알아보고자 하였다.
Hume이 연구를 통해 집중적으로 탐구하고자 한 소비자는 바로 ‘Y 세대’이다. Y세대는 1978년에서 1994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를 지칭하는 말로, 지속 가능한 소비와 실천에서 핵심 관계자라 할 수 있다. 인터넷, 운송 시스템 등의 급격한 발전은 Y세대가 소비에 있어서 지리적 한계를 벗어날 수 있도록 하였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에는 아직 안 들어온 나이키의 신상 운동화가 있다고 생각해보자. 예전에는 그 물건이 우리나라에 입고될 때까지 기다리거나 직접 미국에 가서 사들고 올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떠한가? 관련 사이트를 통해 해외직구(해외 직접구매)를 하면 된다. 미국의 아마존과 중국의 알리바바, 수많은 해외직구 사이트들을 보라. 비교적 소비에 대한 제한이 적어진 Y세대는 전 세대 중 가장 소비지향적인 세대가 되었다. 또한 Y세대는 장차 국가의 경제를 책임질 미래 세대이기도 하다. 이러한 점들을 고려하여, Hume은 Y세대의 지속 가능한 소비를 면밀히 살펴보고자 하였다.
Hume은 이 연구에 탐색적이고, 질적인 연구방법 3가지를 이용하였다.
첫째, 두 개의 포커스 그룹(각각 8명씩)을 형성하여, 지속 가능성에 대해 인터뷰하였다. 응답자들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받았다.
“어떻게 해야 향후 25년간 지속 가능성과 그것에 접근하는 방식을 개선할 수 있을까?”
연구자들은 각 응답자들의 대답 내용을 대본으로 만든 후, 언급된 빈도에 따라 ‘매우 자주 언급됨’, ‘자주 언급됨’, ‘덜 언급됨’으로 나누었다.
둘째, 각 포커스 그룹을 대상으로 다양한 영역에 대해 심층 인터뷰가 실시되었다. 총 22건의 인터뷰를 통해 지속 가능성에 대한 여러 관점을 심도 있게 분석하였다. 응답자들이 응답해야 했던 영역은 경제, 공동체 및 사회, 기술, 환경 및 생태적 이슈, 마케팅 등이었다. 분석 방법은 첫 번째 방법과 동일하다.
셋째, Y 세대에 해당하는 60명에게 생태 발자국 설문지에 응답하게 하였다. 생태 발자국 설문지(ecological footprint questionnaires)는 환경 부문에서 지속 가능성을 측정하는 지표로 널리 사용되는 설문지이다. 문항의 예시로는 ‘냉장고가 두 대 이상 있습니까?(‘탄소’), ‘절수 장치를 사용합니까? (‘물 절약’) 등이 있다.
연구 결과, 몇 가지 흥미로운 점이 발견되었다. 먼저 사람들이 지속 가능성의 정의를 ‘민족 중심적’으로 파악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또한 지속 가능성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세계적인 정책보다는, 지역 사회와 지역 환경을 위한 전략을 위주로 많이 언급하였다.
지속 가능성과 연결된 경제, 공동체 및 사회, 기술, 환경 및 생태적 이슈에 대한 응답자들의 반응도 흥미롭다. 응답자들은 경제에서는 소득불균형과 부의 분배, 집값 등을 꼽았다. 즉 앞의 문제들이 개선되어야 지속 가능성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공동체 및 사회에서는 취약 계층과 노인들을 돌보는 것, 환경 및 생태에서는 기후변화, 멸종 위기의 동물, 재활용 등이 주요 키워드로 나타났다. 기업의 마케팅 및 비즈니스에서는 인터넷 활용, 책임 있는 혁신, 지속가능한 거래 등이 뒤를 이었다.
두 결과를 볼 때, Y세대는 지속 가능성에 대해 나름대로 정의하고 있고 경제, 사회, 환경 영역에서 이것이 중요하다고 의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조사였던 발자국 설문지의 결과는 이와 약간 상반되었다. Y세대의 실제 삶과 행동에서는 지속 가능성을 실천하고자 하는 노력이 덜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60명 중 1명만이 폐기물 재활용을 하고, 대다수가 절수 장치 없이 살고 있는 등 Y세대 그룹은 그들이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는 다른 삶을 살고 있었다.
Hume의 연구는 여러 가지 함의를 갖는다. 우선, 다양하고 모호했던 지속 가능성이라는 개념과 관련 요소들을 탐구하였다. 지속 가능성의 발전과 마케팅의 방향도 막연한 전 세계적 정책과 구호보다는 지역 사회적인 규모로 행해져야 효과적임을 시사한다. 또 가장 소비지향적인 Y세대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 사이의 괴리를 밝혔다. 이것은 Y세대에게는 지속 가능성의 마케팅이 그들의 괴리를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유도되어야 함을 시사한다.
+ 더 알고 싶다면,
Hume, M. (2010). Compassion without action: Examining the young consumers consumption and attitude to sustainable consumption. Journal of World Business, 45(4), 385-394.
https://doi.org/10.1016/j.jwb.2009.08.0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