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대한 개념이 발달시기별로 차이가 있을까?
‘대학교 졸업 후 주당 6-7시간 정규직으로 일을 하여 월 1,000만원을 벌고,
30대 중후반에 아파트를 가지고 결혼을 한 사람’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행복한 한국인의 조건이라고 한다. 오늘날 우리나라 성인들이 일반적으로 삶에 대한 주관적인 조건보다는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것이 행복한 삶이라고 여기고 있다는 의미이다.
한국노동연구원 보고서 ‘일과 행복(1)’의 결과[google 검색]
행복에 대한 개념은 문화적 차이가 큰 것으로 밝혀져 있다. 타이완에서는 일에서의 성취보다는 사회적 관계에서의 조화, 타인으로부터의 존경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혔고(Lu & Shih 1997),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즐거움이 가장 중요한 요소로 밝혀졌다(Chiasson et al., 1996). 또, 미국 학생들은 삶을 즐기고 현재의 순간을 중요한 요소로 꼽는 반면 중국 학생들은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Lu & Gilmour, 2004). 독일 학생들은 자유와 자율성을 중시하는 반면 남아프리카 학생들은 사회적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밝혀졌다(Pflug, 2009).
한 연구에서 아동·청소년을 크게 3집단(9-11세, 12-13세, 14-16세)으로 나누어 행복에 대한 개념의 집단 차이를 살펴보았다(López-Pérez, Sánchez, & Gummerum, 2016). 초등학교 저학년에 해당하는 9-11세 아동들은 압도적인 비율로 긍정적인 감정(63%)이 행복에서 가장 중요하고 가족(28%)을 중요가치로 꼽았고, 초등학교 고학년에 해당하는 12-13세 아동들은 인간관계(36%)가 가장 중요하고 조화/균형(29%)의 가치가 가장 중요하다고 응답하였으며, 14-16세 청소년들은 성취(35%)가 가장 중요하고 학교(59%)가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응답하였다.
우리나라 학생들이 생각하는 행복을 위해 필요한 가치(염유식, 2007)
위의 그래프는 우리나라 어린이와 청소년이 행복을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응답한 결과이다(염유식, 2007).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줄곧 1위를 지키고 있던 ‘가족’이라는 응답이 학년이 올라갈수록 눈에 띄게 감소하다 고3에 이르러서는 ‘돈’에 1위 자리를 내어주고 만다는 사실이다. ‘돈’은 초등학생들에게는 거의 고려할만한 가치가 아니었다가 중학교에 들어오면서 그 순위가 급상승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우리나라 성인들의 일반적인 답변을 고려하여 생각해 본다면, 성인기 직전의 고3 학생들의 답변이 아주 놀랍지만은 않다.
이처럼 행복에 대한 가치관이나 개념은 발달시기별로 차이가 있다. 행복에 관한 개념은 개인의 행동, 판단, 감정 등에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아동과 청소년들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어떠한 가치를 가장 중요하게 판단하고 있는지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 발달심리학자 하워드 가드너는 지금까지의 사회에서 시장, 돈, 자신(Market, Money, Me)가 중요했다면, 앞으로의 사회에서는 뛰어남, 사회적 참여, 윤리의식(Excellence, Engagement, Ethics)가 중요하다고 하였다. 공동체 및 그 구성원과의 건강한 관계가 중요해지는 사회에서 살게 될 우리 아이들이 자신의 행복한 삶을 위해 과연 어떠한 가치를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생각해보아야 할 시점이다.
Reference
염유식. (2007). 한국 어린이․ 청소년 행복지수 국제 비교. 한국방정환재단, 연세대학교 사회발전연구소, 8(3), 111-135.
Chiasson, N., Dube´, L., & Blondin, J. (1996). Happiness: A look into the folk psychology of four cultural groups. Journal of Cross-Cultural Psychology, 27, 673–691.
López-Pérez, B., Sánchez, J., & Gummerum, M. (2016). Children’s and adolescents’ conceptions of happiness.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7(6), 2431-2455.
Lu, L., & Gilmour, R. (2004). Culture and conceptions of happiness: Individual oriented and social oriented SWB.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5, 269–291.
Lu, L., & Shih, J. B. (1997). Sources of happiness: A qualitative approach. Journal of Social Psychology, 137, 181–187.
Pflug, J. (2009). Folk theories of happiness: A cross-cultural comparison of conceptions of happiness in Germany and South Africa. Social Indicators Research, 92, 551–563.
[Conception & Happ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