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10_예상치 못한 발견
이 장에서는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 연구가 쌓아온 정보에서 약간의 빛을 발하는 정보들을 소개하겠다.
1. 부자가 가난한 사람보다 장수하는 이유
세상에서 가장 부유한 사람일이자로 일정한 시기가 지나면 죽기 마련이다. 그런데도 가난한 사람은 부자보다 일찍 죽는다.
어떤 이는 우리 사회가 건강 관리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기회, 위험한 주변 환경, 취약한 영양 상태, 환경이 좋지 않은 학교, 그리고 높은 실업률 때문에 가난한 사람들을 원천적으로 차별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또 어떤 사람은 가난한 사람들을 향해 비난의 화살을 돌린다. 오늘날 개인이 건강을 증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다 보면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일이 될 수 있다.
[1] 그러나 7장에서 나는 건강에 영향을 주는 행동이 하는 역할을, 약자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묵살할 수 없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의 전 편집국장 마샤 앤절은 이렇게 말했다.
[2] “건강에 관해 사회경제적 위치가 중요하긴 해도 그 사회경제적 요인들이 어떻게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없다. 아마도 사회경제적 요인들은 건강을 결정하는 요인 가운데 가장 알 수 없는 요인일지 모른다.”
이 알 수 없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하버드 대학교 성인발달연구만큼 강력한 연구는 없다.
하버드 집단과 이너시티 집단은 사회 계급과 지능에서 매우 큰 차이가 있다. 왜냐하면 이너시티 남성 집단은 지능이 낮고 가정환경이 좋지 않은 청소년 범죄 집단과 비슷한 조건을 가졌기 때문이다. <도표 10-1>에서 볼 수 있듯이, 이너시티 집단 대상자들은 하버드 집단 대상자에 견주어 10년 일찍 신체적 장애가 나타났고, 평균 수명도 10년 짧았다.
이 두 집단이 질병에 걸릴 확률은 자기 관리와 관계없는 암(폐암 제외), 관절염, 심장병, 뇌 관련 질환에서는 비슷했다. 그러나 이너시티 집단은 하버드 집단보다 폐암, 폐기종, 간경화 같은 질병은 2배, 2형 당뇨병은 3배 더 발병률이 높았다. 이너시티 집단은 비만에 걸릴 확률이 하버드 집단보다 3배 더 높았다. 대학을 졸업한 이너시티 집단 대상자들에게서는 이러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 대목에서 우리는 던져야 할 질문이 하나 있다. 교육 수준이 높은 사람은 사회적 위치와 지적 수준과 관계없이 건강한 노년을 누릴 수 있을까? 대학 교육을 받은 이너시티 집단 대상자들은 같은 집단에서 교육을 받지 않은 대상자들보다 지적으로 뛰어나지도 않았고 사회적으로 더 좋은 환경에서 자라지도 않았다. 그렇기 때문에 사회적 지위와 지적 수준은 수명을 결정하는 요인으로 볼 수 없다. 대학을 졸업한 이너시티 집단 대상자의 평균 수평이 그렇지 않은 이너시티 집단 대상자보다 평균 9년 더 긴 것은 지적 수준, 사회적 계급, 또는 경제적 부 때문이라고 할 수 없다. 이들의 신체 건강을 결정했다고 할 수 있는 오직 하나의 요익은 교육 수준뿐이었다.
경험 많은 의료사회학자들은 이러한 주장을 묵살할 것이다. 그러나 영국의 마이클 마멋(Micheal Marmot) 경은 화이트홀 연구(Whitehall study)에서 사회 계급이 영국 내 조기 사망의 단 하나의 원인은 아니지만 주요한 원인 가운데 하나라고 했다.
[3] 그리고 영국 공무원들의 건강 수준은 그들의 명봉이 많을수록 좋았다.
맞다. 그러나 마멋의 초기 화이트홀 연구는 교육 수준과 알코올리즘을 통제하지 않은 상태에서 이루어진 연구였다.
[4] 그러나 성인발달연구에서는 이너시티 집단은 교육 수준이 수입와 직장 내 승진과 매우 명확한 관련성이 있으며, 알코올리즘이 수입과 직장 내 승진에 매우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보여주었다.
다시 말해 연봉은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그리고 알코올리즘이 없을수록 올라갈 확률이 높아졌다. 그러므로 연봉과 직업보다 교육수준과 알코올리즘이 건강에 관련된 요인이다.
마멋의 연구를 포함하여 대부분의 사회과학 연구들은 실험 대상자가 스스로 보고한 알코올 소비 상태만 연구에 반영했다. 그렇지만 대상자 스스로 자신의 알코올리즘 상태에 대해 말한 자료는 그 사람이 객관적으로 얼마나 심한 알코올 남용자인지 보여주지 못한다.
알코올리즘은 건강뿐만 아니라 직업적 성공에서 나쁜 영향을 준다.
교육열은 한 개인의 성격 특징, 즉 인내심이 많고 계획성이 있는 성격을 말해준다.
[5] 그런데 이 성격 특징이 프리드먼과 마틴의 연구에서는 장수와 관계있다고 나타났다.
[6] 이러한 발견에 대한 중요한 후속 연구는 데이비드 바버(David Baber)와 동료 연구원들이 최근에 한 연구인데, 이 연구에 따르면 이러한 성격 특성은 사망률을 감소시키는 교육 수준 자체의 증가를 가져왔을 뿐만 아니라 건강정보해독력(health reading fluency)을 증가시킨다고 한다.
건강정보해독력은 건강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능력인 처방받은 약에 있는 내용을 이해하고 질병을 방지하는 정보를 이해하는 것 같은 능력이다.
2.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원인
베트남전 참전 군인 사이에 생기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의 발생 빈도를 보고 많은 사람들은 이 증상이 심각한 전투가 유발한 스트레스가 아니라 이미 존재하고 있던 성격 장애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문을 품게 되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랜트 연구는 대상자 대부분이 2차 대전에 참전한 경험이 있는 예비역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연구를 진행했다.
[7] 전투 경험이 대상자들의 건강 상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특별한 관심이 있던 내과 의사 존 몽스는 대상자들의 전투 경험을 조사했다.
40년 뒤 사회학자 글렌 엘더(Glen elder)와 나는 하버드 집단 대상자 가운데 생존해 있던 2차 대전 참전 군인들에게 계속되는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에 대해 기록해달라고 부탁했다. 설문지를 받은 대상자 가운데 107명이 설문지를 보내왔다.
[8] 이들은 내가 4장에서 설명했던, 신경증적 특징을 알아내기 위해 광범위하게 쓰이는 NEO 평가를 마친 사람들이었다.
첫째, 가장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 대상자들과 그렇지 않은 대상자들을 비교했을 때 성격 면에서 차이가 없었다.
둘째, 40년 뒤에 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과 일치하는 증상을 계속적으로 보고한 사람들은 매우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 대상자들뿐이었다.
셋째, 우리 연구팀은 1946년과 1988년에 외상 후 스트레스에 따른 증상들을 두 가지 요인, 즉 참혹한 전투에 대한 노출과 전투 스트레스로 일어난 심리학적 증상들의 숫자에 의해 독자적으로 예측했다.
[9] 그리고 NEO 성격 검사에서 신경증적 특성은 쓸쓸한 아동기 환경, 정신과 방문 경험, 47세의 나쁜 사회심리학적 결과, 생활 속에서의 생리적 스트레스 증상과 관련이 있었지만,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와는 관련이 없었다.
치열한 전투를 경험한 16명은 외상 후 스트레스에 따른 증상이 없다고 말했다. 회복탄력성이 좋은 이 16명을 전투 경험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있다고 말한 18명과 비교했을 때, 신경증적 성격 평가 점수에서는 두 그룹이 같았지만, 방어기제에는 차이가 있었다. 성년기 초기에 덜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졌던 전투 경험자는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진 전투 경험자보다 더 많은 외상 후 스트레스 증상이 나타났다.(8장 참조) 또 중요한 사실이 있었다. 치열한 전투를 경험하고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진 대상자 가운데 7명(39퍼센트)은 65세까지 사망한 상태였지만, 성숙한 방어기제를 가진 대상자들은 한 명도 사망하지 않았다. 그랜트 연구에서는, 치열한 경험에 노출되는 것 자체는 전쟁이 끝나고 알코올리즘에 빠진 것과 관련성이 없었다.
반드이 알아두어야 할 것은, 전투에 노출된 경험이 있으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나타났지만, 전쟁 전 성격 장애 때문에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3. 정치적 성향과 정신 건강이 성 생활에 미치는 영향
나는 내가 가진 편견이 옳다는 결과가 도출될 때마가 매우 기뻤다. 예를 들면 행복한 결혼 생활이 존재한다고 믿었던 생각이 그 중 하나였다.
[10] 그리고 내 동료들은 알코올리즘 환자는 통제적 음주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내 확신을 비웃었지만(9장에서 말했듯이), 환자들을 통해 내 생각이 옳았음이 입증되었다.
종단 연구의 위대한 가치는 편견과 미신을 타파하는 데 있다. 예컨대 나는 공화당 지지자는 민주당 지지자만큼 사랑이 넘치고 이타적이지 않다고 뿌리 깊게 믿고 있었다. 그러나 간디가 사실은 아버지로서는 나쁜 아버지였고 오히려 존 D. 록펠러가 좋은 아버지였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을 때 내 생각을 검증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에 대한 첫 단계로 1950년부터 1990년까지 대상자들의 정치 성향을 알아보았다. 독립된 평가자들은 우리가 쌓은 정보를 통해 대상자의 정치적 성향을 1점(매우 자유주의적)부터 20점(매우 보수적)까지 평가했다.
그랜트 연구 대상자 대다수는 정치적 견해에서 매우 극단적인 생각을 했으며, 50년 동안 자신의 정치적 소견을 바꾸지 않았다. 대상자들의 정치 성향 분포를 보면 중도적 성향이 많은 종형이 아니라 마치 낙타 등처럼 양극에 집중적으로 몰려 있다.
나는 한 사람의 정치적 성향이 그 사람의 사랑, 고결함 등과 어떤 관계가 있는지 알아보았다. 그리고 자유주의적인 사람이 사랑이 더 많고 고결한 사람이라고 보았던 내 생각이 완전히 틀렸음을 알았다. 두 집단 간에는 전혀 차이가 없었다.
그렇다고 해서 아무런 차이가 없었다는 것은 아니다. 자유주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은 보수적 성향을 가진 사람들보다 새로운 생각을 받아들이는 데 더 개방적이었고, 젊은 사람들의 행동을 더 많이 인정했다. 이들은 교육 수준이 높은 어머니를 둔 비율이 더 높았고, 대학원 진학률도 높았으며, 더 많이 창조적이고, 방어기제로 승화를 사용하는 비율이 높았다.
보수주의적 대상자들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데 덜 개방적이었지만 수입이 더 많고, 운동을 더 즐기고, 종교를 가진 비율이 2배 더 높았다.
나는 이들의 정치 성향을 결절하는 것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정치적 양극성은 대학 시절 기록에도 찾아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이 택한 정치 성향은 아동기 환경과 전혀 관계가 없었고, 부모의 사회적 지위와도 거의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놀랍게도 대상자들이 대학 시절 평가받은 성격 특성은 80세 때의 정치적 성향과 깊은 관계가 있었다.
[11] 앞에서 자세히 말했듯이 1942년 각각의 대상자들은 26가지 성격 특성 평가에 따라 분류되었다.
그 가운데 실리적인 상식과 일치하는 두 성격 특성 “실용적”과 “현실성 있는 조직적” 성격은 정신 건강의 여러 측면과는 명확한 관계가 없었다. 그러나 50년 뒤 이 두 성격 특성을 가진 대상자들은 보수적인 사람이 되었다. 반대로 정신 건강과 별 관련 없고 초기 연구원들에 의해 주목받지 못했던 다섯 가지 성격 특성, 즉 “내성적”, “창조적이고 직관적”, “문화적”, “관념적”. “민감한” 성격 특성은 50년 뒤의 자유주의적 성향과 매우 명확한 관련이 있다.
결국 정치 성향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그래서 한동안 나는 정치적인 보수주의자는 미래에도 보수적인 정치 성향을 가질 것이라는 것 말고는 사람의 미래에 어떤 영향도 주지 못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6장에서 말했듯이 보수주의자로 발전할 것이라는 예견력을 가진 두 가지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은 성생활을 일찍 그만두었고, 자유주의자가 될 것이라는 예견력을 가진 다섯 가지 성격 특성을 가진 사람은 50년 뒤에도 성생활을 지속했다. 이는 매우 명확한 차이다. 그러나 의사들도 왜 그러한 차이가 생기는지 알지 못했다. 그러나 이 사실은 매우 흥미로운 발견이었다.
4. 건강과 종교의 연관성
현대인들은 종교에 대해 두 가지 생각을 하는 것처럼 보인다.
한쪽을 보면, 지난 50년 동안 영국에서 주일학교에 참석하는 비율은 74퍼센트에서 4퍼센트로 감소했으며 옥스퍼드 대학교의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는 이렇게 말했다.
[12] “신앙은 천연두 바이러스에 견줄 만한 인류 최고의 재앙 가운데 하나였다. 그러나 신앙은 천연두보다도 근절하기가 어렵다.”
[13] 반면 다른 쪽을 보면, 미국인의 85퍼센트가 신의 존재를 믿는다는 갤럽 조사와, 종교에 헌신하는 사람일수록 더 건강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몇몇 비판자들은 종교에 대한 헌신과 신체적 건강 사이에 관계가 있다는 생각은 오류라고 말한다.
[14] 신체적 건강과 종교 활동 참여 둘 모두를 손상시키는 교란 변인을 제대로 통제하지 않아서 그런 오류가 나왔다는 것이다.
하버드 집단 대상자들은 이런 관심사를 연구하기에 적당한 표본이었다. 나는 종교적 관심이 나이가 들며 증가한다는 가설의 진위를 알고 싶었고, 종교 참여가 노화 과정 중에 의료적, 사회심리적으로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생각을 의심하고 있었다.
이후 30년에 걸쳐 대상자들이 종교 활동에 참여한 정도를 1점에서 5점까지 평가했다. (1점 = 종교 활동에 전혀 참여하지 않음, 3점 = 가끔 종교활동을 함, 5점 = 종교활동에 깊이 참여함).
나이가 들며 종교활동에 더 깊게 관여한다는 처음의 가설과는 반대로 설문지를 보내온 대상자 가운데 58퍼센트가 68세 때 종교활동에 거의 참여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나 어릴 적 교회에 거의 가지 않았던 60명 가운데 15명이 60세 이후에 종교에 깊이 빠졌다. 왜 이런 일이 일어났을까? 가능한 이유 중 하나는 60세 이후 종교 활동에 빠진 15명은 나이가 들며 종교 활동을 하지 않은 9명에 견주어 우울증은 9배, 80세 이후에 장애를 갖거나 사망한 비율은 3배 더 높았다. 그렇다고 종교가 정신 건강에 나쁘다는 말은 아니다.
[15] 그러나 아픈 사람은 건강한 사람보다 병원에 가는 비율이 높고, 우울증에 걸렸거나 불안 장애를 가진 사람은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보다 종교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다.
<표 10-1>은 종교 활동 참여도와 정신 건강 사이의 상관관계를 나타낸다.
[16] 부모의 사회적 지위, 따듯한 아동기 환경, 대학 시절의 심리적 안정도, 흡연 양, 알코올 남용 여부 등이 종교 활동 정도와 어떤 관계가 있는지 보여준다.
표를 보면 신체 건강과 종교 활동 참여 사이에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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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75세의 종교 생활 N = 224 |
50~65세의 성인 적응도 N = 224 |
정신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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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기 사회 계급 |
명확한 관련 없음 |
명확한 관련 없음 |
따듯한 아동기 환경 |
명확한 관련 없음 |
명확한 관련 |
심리적 안정도 (21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명확한 관련 |
따듯한 인간관계 (47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 |
따듯한 부부 관계 (50~7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자녀와 가깝게 지냄 (50~7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사회적 도움 (55~75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성인 적응도 (50~65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 |
신경증적 성질 (6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흡연 (20~6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알코올 남용 (20~65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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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 건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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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건강 (45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객관적 건강 (6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객관적 건강 (70세)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80세 전에 장애를 갖거나 사망 |
명확한 관련 없음 |
매우 명확한 관련 |
매우 명확한 관련 = p < 0.001; 명확한 관련 = p < 0.01 |
우울증과 스트레스가 증가하면 종교 생활에 더 많이 빠졌고 정신과를 찾는 일도 많았지만, 정신과를 찾는 일과 종교 활동 관여도 사이에는 서로 관련정이 없었다. 다만 이 두 요인은 대상자들이 삶에서 만나는 어려움에 대처하는 독립적인 방법을 반영했다.
[17] 그리고 종교가 일반 대상자의 장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가장 높은 “우울 지수”를 가진 49명에게는 매우 유용한 변인이었는데, 이 가운데 18명은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고, 25명은 자신이 초래하지 않은 다양한 삶의 스트레스를 경험했으며, 6명은 우울증과 스트레스를 모두 갖고 있었다.
의료적인 관점에서 벗어나 심리적인 관점에서 들여다보았을 때 종교 활동은 인간이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찾고 술과 담배를 멀리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내가 가진 마지막 가설은 종교 활동을 많이 하는 사람은 사회적 도움을 더 많이 받는다는 것이었는데, 이 가설은 확인할 수 없었다.
[18] <표 10-2>에 나와 있는 항목은 성격을 알아보기 위한 두 개의 설문조사에서 선별했는데, 하나는 대상자들이 50세 때, 다른 하나는 대상자들이 75세 때 작성한 설문이었다.
첫 4개의 항목은 종교적 믿음을 받영하는 일반적 특징을, 다음 3개의 항목은 실제로 그 사람이 얼마나 사랑스러운 인간관계를 가졌는지 반영한다. 대상자들은 모든 항목에 예(1점), 아니오(0점)으로 답했다.
영성을 반영하기 위해 선택한 항목은 종교 활동 참여와 매우 높은 관련이 있었지만 50세에서 65세 사이의 성인의 삶에 대한 적응도와는 관련이 없었다.
[19] 반대로, 실질적인 믿음을 나타내는 두 번째 항목은 성인의 삶에 대한 적응도와 관련이 있었지만 종교 활동 참여와는 관련이 없었다.
그랜트 연구가 알아낸 결과와, 다른 뛰어난 연구들이 알아낸 사실이 일치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 차이를 짚고 넘어가야 한다.
[20] 많은 연구가 종교 활동을 하는 사람은 조기 사망률이 낮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러한 자료들은 하나같이 직접적인 이유를 제시하지는 못한다.
[21] 그리고 이러한 자료는 객관적인 증거에 근거하지 않고 대상자가 스스로 한 말에 기초해 알코올 남용과 신체 건강을 조사한 자료이다.
저명한 사회과학자들이 치밀하게 설계하고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는 이렇게 발표했다.
[22] “교회에 다니는 사람들은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시는 비율이 낮지만 이러한 변인들은 명확하게 사망률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러므로 술과 담배는 더 이상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사실 의사들이 한 모든 연구에서는 알코올 남용과 흡연이 조기 사망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주는 원인이다.
[23] 그랜트 연구와 글루엑 연구에서는 알코올리즘 환자와 흡연자의 조기 사망률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4배 더 높다는 결과를 얻었다.
또한 이너시티 집단에서는 47세 때 종교 활동에 참여한 대상자들은 70세까지 장애를 갖고 산 기간이 확실히 짧았다. 그러나 이러한 결과도 흡연, 알코올 남용, 교육 수준을 배재하고 분석했을 때는 의미가 사라졌다.
우리가 알아낸 이상한 발견 가운데 하나 더 짚고 갈 결과가 있다. 종교 활동과 신체 건강을 연결지은 많은 연구들이 바이블 벨트(Bible Belt, 기독교가 강한 미국 남부와 중서부지대) 지역에서 나왔다는 것이다.
[24] 미국 북동부 출신이 많고 교육 수준이 높은 하버드 집단에게 종교 활동 참여는 문화적 규범이 아니었으며, 더 중요하게는 종교 활동이 다른 사회적 도움과 깊이 연루되지도 않았다.
다른 말로 종교 생활을 해야만 건강하게 사회에 적응하는 지역에서 자란 대상자들에게는 종교 활동 자체가 따듯한 인간관계, 사회적 도움, 건강한 신체와 관련이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증거는 종교 활동 참여와 건강 사이의 직접적인 인과 관계를 반영하지는 못한다.
5. 외조부의 중요성
하버드 집단의 조부모(1860년 출생 집단)의 평균 사망 연령은 71세였고, 부모(1890년 출생 집단)의 평균 사망 연령은 76세였다.
[25] 역사를 기준으로 볼 때 이 조상들은 매우 장수한 편이어서, 오늘날 유럽에서 출생하는 출생 집단의 예상수명과도 비교할 만하다.
우리는 환경의 영향으로 사망률이 감소한 현상을 보면서, 유전적 요인이 장수에 미치는 영향을 찾아내기로 했다.
[26] 조상의 장수가 대상자들의 신체적 정신적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외조부의 사망 나이와 손자의 정신 건강 사이에 뚜렷한 관련이 있다는 전혀 예상치 못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조상의 사망 나이는 대상자의 삶과 아무런 관련이 없었지만, 장수와는 조금 관련성이 있었다. 그러나 외조부의 사망 나이와 대상자의 삶의 관련성은 매우 명확했다. 예를 들어 외조부를 제외한 다른 1도 조상들의 평균 사망 나이는 10종 경기 평가 점수와 관련이 없었지만, 10종 경기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대상자들의 외조부는 낮은 점수를 받은 대상자들의 외조부보다 평균 수명이 9년 더 길었다. 정신과 진료를 받지 않은 147명의 외조부의 평균 사망 나이는 70세였다. 그러나 100번 이상 정신과를 방문한 32명의 외조부 평균 사망나이는 61세로 두 집단 간 뚜렷한 차이가 나타났다.
1990년 다른 평가 결과에 관해서는 알지 못하는 두 명의 정신과 의사가 50세까지 정신적 건강에 문제가 있다는 객관적 증거가 표명된 61명에 대한 기록을 작성했다. 이들 가운데 많은 수가 알코올에 의존하고 있었다. 정실질환 평가를 위한 DSM-III 기준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이들은 우울증과 관계된 8가지 평가 요인에 따라 평가되었다. 그 기준은 다음과 같다.
(1) 2주 이상 심각한 우울증을 앓았다는 자기 보고
(2) 연구팀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로부터 우울증 진단을 받은 적이 있음
(3) 항우울제를 복용한 경력이 있음
(4) 알코올 남용이 아닌 다른 이유로 정신과 병원에 입원한 경력이 있음
(5) 무력증과 불감증을 계속적으로 갖고 있음
(6) 우울증으로 자율신경계에 증상을 경험한 적이 있음
(7) 자살 충동, 시고, 실행 경험이 있음
(8) 조병 증상이 있음
분류 |
외조부의 평균 사망 연령 |
외조부 외 직계 조상 5명의 평균 사망 연령 |
주요 우울 장애 (23명) |
60 매우 명확한 관련 |
71 NS |
성격 장애 / 알코올리즘 (35명) |
66 명확한 관련 |
72 NS |
중간자 (114명) |
69 NS |
74 NS |
“고통이 없음” (58명) |
75 매우 명확한 관련 |
73 NS |
전체 대상자 수 (230명) |
69 |
73 |
매우 명확한 관련 = p < 0.001; 명확한 관련 = p < 0.01; NS = 명확한 관련 없음. |
<표 10-3>은 네 가지 진단을 받은 집단, 즉 고통이 없는 대상자, 알코올리즘/성격 장애자, 주요 우울 장애를 앓는 대상자, 그리고 “중간자” 즉 앞 3개의 진단 가운데 어디에도 속하지 않은 대상자를 보여준다. 우울증 증상을 명확히 가진 20명의 외조부의 평균 사망 연령은 60세인 반면, 정신적 고통이 없는 58명의 외조부 평균 사망 연령은 75세로 둘 사이에 명확한 차이가 있다.
6명의 조상 가운데 외조부의 사망 시기만이 손자의 정서 장애와 밀접한 관련을 가진다는 이 예상치 못한 발견은 유전적 관련성과도 일치한다. 즉 X염색체와 관계있는 혈우병, 색맹, 대머리는 손자가 가진 X염색체를 오직 외조부로부터 물려받았을 때 발생한다.
[27] 50년 동안 과학자들은 우울증도 X 염색체와 관련이 있을 거라는 의심을 품었다.
[28] 그러나 이 가설은 조울증을 일으키는 특정한 유전자를 찾는 연구에서 이따금 확인되었을 뿐이다.
조울증과 우울 장애는 유전적으로 서로 다른 이질적인 염색체에 의해 영향을 받는 것이 분명하다.
정서 장애가 X 염색체와 관련 있다는 확실한 증거를 위해서는 유전적 영향을 준 조상을 완벽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다. 또한 3세대에서 4세대에 이르는 남녀 조상을 모두 조사하여 그들이 정서 장애가 있었는지 알아야하는데, 우리에게는 자료가 없다. 그러나 우리는 외조부가 일찍 사망한 사람은 정서 장애를 가진 비율이 높음을 알게 되었는데, 그 정확한 이유를 아직 밝혀내지 못했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외조부가 오래 산 사람들은 심리적으로 안정된 사람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결과는 긍정적 정신 건강이 일부는 유전적 요인으로 결정될 수도 있다는 또 다른 증거를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