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rt 2_행복 특권의 7가지 원칙
Chapter 10_사회적 관계
예측하지 못했던 위험이 들이닥칠 때, 최고싀 선택은 주변 사람의 손을 꼭 잡는 것이다. 그것이 우리의 생명줄이기 때문이다.
1. 사회적 관계라는 구원의 손길
파트너의 손을 꽉 잡아야 한다는 원칙은 화재가 난 창고뿐만 아니라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똑같이 중요하다. 오늘날 치열한 경쟁 환경에서 살아남기 위해 우리는 주변 사람들의 손을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알람 소리에 그만 파트너의 손을 뿌리쳤던 것처럼 대다수 사람들은 위기 상황이 닥쳐왔을 때 혼자가 되려고 한다.
세계적인 금융회사에서 근무하는 사람들 대부분이 명문의 MBA 과정을 통과한 최고의 엘리트들이다. 서로 힘을 모아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절박한 순간에(금융위기) 그렇게 똑똑한 사람들이 뿔뿔이 흩어져 혼자 고민하기 시작했다.
위기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원동력인 사회적 자산은 그렇게 썩어가고 있었다.
2. 결국은 사랑
[1] 심리학 역사상 가장 장기적인 연구를 들라면 단연코 1930년대 후반부터 지금까지 이어져 내려온 하버드 학생 26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로젝트를 꼽을 것이다.
오늘날 많은 심리학자들은 이 방대한 프로젝트를 통해 얻은 풍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행복과 성공을 동시에 거머쥔 사람들의 업무 환경, 성격상의 특성을 연구하고 있다.
무려 40년간 이 프로젝트를 이끌어온 심리학자 조지 베일런트는 미국의 종합 월간지 <애틀랜틱 먼슬리>를 통해 연구 성과를 ‘결국은 사랑’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했다. 그렇게 기나긴 연구를 통해 얻은 결론을 이처럼 간단하게 규정해도 되는 걸까? 이후 베일런트는 다른 기사에서 오랜 기간의 방대한 자료를 소개하면서 이렇게 언급했다.
[2] “70년간 축적해 온 이 데이터가 보여주는 것은 이 세상에서 인간관계보다 소중한 게 없다는 사실이다.”
심리학자 에드 디너와 로버스 비스워스 디너는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이라는 책을 통해 지난 수십 년간 행복을 주제로 전 세계적으로 진행된 다양한 연구 결과들을 살펴보면서 이런 결론을 내린다.
[3] “사회적 관계는 공기나 물처럼 생명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 요소이다.”
두 사람에 따르면 배우자,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때 감정적, 지적, 신체적 능력을 최대로 끌어올릴 수 있다. 주변에 든든한 지원이 있을 때 우리는 실패에서 더 빨리 회복하고, 더 열정적으로 일하고, 더 높은 목표를 세운다. 그리고 다음과 같은 행복의 특권을 누리게 된다. 가장 먼저 긍정적인 감정을 유지할 수 있다. 다음으로는 개별적인 관계와 교류를 통해 장기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행복의 수준 자체를 영구적으로 크게 높일 수 있다.
[4] ‘가장 행복한 사람들’이라는 제목의 연구에서 학자들은 행복감이 높은 10%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성격과 행동상의 특성을 분석했다.
상위 10%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니고 있는 차별적 특성은 환경, 부, 건강이 아닌 ‘강력한 사회적 관계’라는 요인이었다. 나 역시 1,600명의 하버드 학부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 조사에서 비슷한 결론에 도달했다. 나는 이 실험에서 학점, 수입, SAT 점수, 나이, 성별, 인종보다 사회적 관계가 행복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회적 관계와 행복 사이의 상관관계가 0.7이라는 사실도 확인했다.
3. 인간 생존의 필수 요소
[5] 진화 심리학자들은 사회적 욕구가 우리 몸속 깊숙이 뿌리 내리고 있다고 주장한다.
친밀한 사회적 교류를 나눌 때 분비되는 호르몬인 옥시토신은 긴장을 즉각적으로 완화시켜주는 동시에 집중력을 높이는 역할도 한다. 또한 심장과 신경 내분비 기능, 그리고 면역체계를 강화하는 중요한 기능까지 한다. 다시 말해 사회적 관계가 우리 몸을 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6] 우리는 이처럼 생물학적 차원에서 사회적 관계를 필요로 하고 있으며, 이러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을 때 우리 몸은 건강을 잃어버린다.
[7] 사회적 교류가 부족한 성인들이 일반인들보다 혈압 수치가 평균 30포인트 가까이 높다는 보고도 나와 있다.
[8] 시카도 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존 카시오포는 30년간의 연구를 총정리한 <고독>이라는 책을 통해 부족한 사회적 관계가 질병과 마찬가지로 우리 몸에 물리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그 피해는 신체적인 차원을 넘어 심리적인 차원으로 넘어온다.
[9] 미국 전역의 직장인 2만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 따르면, 사회적 관계가 부족한 성인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두세 배가량 중증 우울증을 더 많이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0] 심장마비를 겪은 뒤 6개월 정도 주변 사람들로부터 감성적인 도움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못한 환자들에 비해 생존율이 세 배나 더 높다는 연구 보고도 나와 있다.
[11] 또 다른 연구는 유방암에 걸린 환자들 중 ‘유방암 지원 모임’에 참여하여 활동한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유방암 환자들에 비해 두 배 정도 더 오래 생존했다는 걸 보여준다.
[12] 그 밖에 최근의 많은 연구 결과들 역시 사회적 관계가 담배, 고혈압, 비만, 규칙적 운동 등의 요인들과 마찬가지로 수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입증해 준다.
이와 관련하여 한 의사 단체는 이렇게 말했다.
[13] “무인도에서 뗏목을 띄울 때 제일 중요한 것은 식량이 아니라 동료이다. 마지막 순간까지 동료의 손을 놓아서는 안 된다. 인간관계는 생존을 위해 그만큼 필수적인 요소다.”
4. 인간관계가 우리를 구원하사
최근 다양한 연구들이 직장에서 긍정적 인간관계가 혈압을 정상 수준으로 되돌리는 데 큰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를 업무상 회복 Work Recovery라고도 한다.
또한 직장 내에서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은 업무적 스트레스에 따른 여러 가지 부작용들을 거의 겪지 않는다고 한다.
[14]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긍정적인 교류가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솔의 수치를 낮추고, 좀 더 신속하고 유연하게 업무적 스트레스에 대처하도록 도와줄 수 있다는 것이다.
[15] 사회적 관계가 풍부한 사람들은 위기 상황에서도 스트레스 지수가 크게 달라지지 않는다.
다시 말해 긍정적인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때, 우리는 부정적인 감정으로부터 더 빨리 벗어날 수 있고, 스트레스가 주는 장기적인 부작용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이다.
[16] 많은 전문가들은 긍정적인 사회적 관계로부터 생리적으로 풍부한 에너지, 즉 힘든 상황에서도 더욱 오래, 집중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는 능력의 기반을 마련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17] AT&T가 대규모 구조조정과 내부적 혼란으로 세 개 조직으로 분리될 즈음, 한 임원은 심각한 스트레스 상황에 더욱 유연하게 대처하는 직원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사회적 관계가 풍부한지 빈약한지의 차이와 그것이 미치는 영향에 관해 미식축구장으로 여행을 떠나 알아보자.
5. 내가 정말 알아야 할 모든 것은 풋볼 경기에서 배웠다.
누가 그 자리를 맡는지, 정확하게 무슨 역할을 하는지 관중들이 별로 관심을 가지지 않더라도 이들의 확약에 따라 경기의 승패가 좌우되기도 한다.
대표적인 포지션으로 쿼터백을 지키는 다섯 명의 공격 라인 선수들을 들 수 있다. 그들은 가장 최전방에서 상대편 선수들과 대치하다가 호루라기 소리와 함께 덤벼드는 상대편 수비수들로부터 쿼터백을 보호하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들은 터치다운을 하거나 필드골을 넣지는 않지만 풋볼 경기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역할을 한다.
명예의 전당에 화려하게 이름을 올린 쿼터백 조 몬테나는 뛰어난 공격 라인 선수들과 함께 경기를 펼칠 때 최고의 진가를 발휘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18] 마이클 루이스는 <블라인드 사이드>에서 몬테나의 활약상을 “마치 시험 답안을 미리 알고 있는 학생처럼 경기를 풀어나갔다”고 묘사한다.
결론적으로 팬들은 모두 몬테나를 믿었고, 몬테나는공격 라인을 믿었던 것이다.
사회적 관계의 효과는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19] 50세 이상의 남성들을 장기적으로 관찰했던 한 연구팀은 스트레스 지수가 높은 사람들이 7년 간의 사망률에서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높은 수치를 보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그리고 주변사람들로부터 든든한 감성적 지원을 받는 사람들이 사망률도 매우 낮았다고 설명했다.
스트레스의 힘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강력하기 때문에 절대 혼자 힘으로는 이길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공격 라인, 즉 사회적 관계에 아낌없이 투자행 한다. 바로 이 투자가 중대한 차이를 만들어낸다.
6. 에디슨은 고독한 천재가 아닌 사회적 발명가
[20] 성공이 전적으로 노력과 선택에 달려 있다고 말할 수 없지만, 하버드 학생들을 70년이나 추적한 실험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사회적 관계는 행복감을 높이면서 업무적 성과 및 경제적 수준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도 사회적, 문화적 환경에서 개인주의가 절대적인 원칙으로 자리를 보존하고 있다.
많은 수의 사람들이 사회적 관계로부터 적극적으로 도움을 받아야 한다는 조언에 흔쾌히 동의하지 않는다. 특히 업무와 관련해 독립적인 자세를 지켜야 한다고 믿는다.
[21] 스탠퍼드대학 심리학과 교수인 캐럴 드웩은 학생들에게 역사적으로 위대한 사람들의 이미지를 마음속으로 그려보도록 하는 실험을 통해 이러한 믿음이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를 보여준다.
드웩은 학생들에게 종종 이런 질문을 던진다.
“에디슨이 전구를 개발했던 순간을 떠올려봅시다. 어떤 모습이 떠오릅니까?”
그러면 학생들 대부분은 이렇게 대답한다.
“그는 실험실에서 흰 가운을 입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전구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갑자기 불이 환하게 들어옵니다.”
그러면 드웩은 다시 묻는다.
“에디슨은 그때 혼자 있습니까?”
“네! 발명가들이란 원래 혼자 실험실에 틀어박혀 연구하는 사람들이니까요.”
하지만 드웩은 이러한 생각이 완전히 잘못된 것이라 설명한다. 실제로 에디슨은 전구를 발명하는 과정에서 많은 동료들과 함께 개발을 진행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에디슨은 고독한 천재가 아니라, 사회적 발명가라고 해야 옳을 것이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들은 역사적으로 뛰어난 사람들이 모두 괴짜거나 외로운 천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언제든지 도움을 요청할 수 있는 사람이 같은 사무실제 존재한다는 믿음만으로도 우리는 창조적 능력과 업무 효율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
[22] 212명의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실시했던 연구는 사회적 관계가 학습능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것은 사회적 관계가 풍부한 사람이 업무 능력 및 자기계발 차원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음을 뜻한다.
사회적 관계가 제공하는 가장 핵심적인 혜택을 꼽으라면, 나는 단연코 동기 부여라고 말하겠다.
[23] 젊은 시절 성공을 거두고 조만간 은퇴할 예정인 1,000여 명의 사람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연구팀은 그동안 그들이 무엇으로부터 동기를 얻었는지에 대해 알아보았다.
이와 관련하여 짐 콜린스는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24] “위대한 기업에 만난 사람들 모두 자신이 하고 있는 일을 끔찍이 사랑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사랑의 원천은 함께 일하는 동료들에 대한 각별한 신뢰였다.”
사회적 관계가 업무 성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이해했다면 이제 당신은 업무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는 마음의 준비가 된 것이다.
[25] 한 금융회사의 60개 부서, 350명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연구에서 직원들이 서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가 조직의 성과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특히 리더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던진다. 왜냐하면 다양한 계층의 리더들은 일반 구성원들에 비해 상호관계 및 의사소통 차원에서 훨씬 더 많은 기회와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6] 또한 리더가 자연스럽게 협력하고 직접 얼굴을 마주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조성하는 과정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구성원들의 열정과 집중력을 좀 더 크게 끌어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리더가 사회적 관계에 더 많이 투자할수록 조직의 업무 성과는 더 높아진다는 것이다.
7. 일상적이고 사소한 관계
조직 심리학자들은 일상적이고 사소한 관계를 통해서도 구성원들의 열정과 개방적 태도, 신뢰감을 높이는 바람직한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해 미시건 비즈니스 스쿨의 제인 더튼은 다음과 같이 언급한다.
[27] “어떠한 형태의 관계든 바람직한 좋은 관계로 발전할 가능성이 있다. 일상적인 대화나 이메일, 회의 등 다양한 접촉의 기회들 모두 구성원들에게 활력을 주며, 이러한 접촉이 잦아질수록 사회적 관계를 계속해서 발전할 수 있다.”
사소한 교류를 기반으로 형성된 친밀한 관곌는 업무적 차원에서 구성원들 전체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MIT의 연구팀은 IBM 직원들 2,600명을 대상으로 1년 동안 조사를 벌였다.
[28] 그들은 개별 직원들의 주소록과 인맥의 넓이 및 깊이를 정량적인 차원에서 측정했고, 그 결과 사회적 관계가 풍부할수록 업무 성과 역시 뛰어나다는 사실을 분명히 확인했다.
이 연구 결과에 강한 인상을 받은 IBM은 사회적 관계에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해 나가기 시작했다. 가령 메사추세츠 주 캠브리지 사무실에서 근무하는 직원들 중 업무적으로 잘 모르고 지내는 사람들끼리 서로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한 것도 그 일환이었다.
다음으로 UPS 사례를 살펴보자.
[29] 미국 전역에서 UPS 트럭 기사들은 대부분 삼삼오오 모여 함께 점심을 먹는다.
그러면서 업무 관련 정보를 주고받거나 잘못 배송된 물품을 서로 교환하기도 한다. 함께 모여서 식사하려면 이동 구간이 길어지고 또 그만큼 시간이 낭비된다. 하지만 UPS는 배송 기사들 사이의 일상적인 만남과 교류가 기사들 개인은 물론 장기적으로 기업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30] 그밖에도 사우스웨스트 항공, 도미노 피자, 리미티드와 같은 기업들은 조직적 차원에서 직원들 사이의 상조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다.
조직의 사회적 관계를 위한 기업의 투자와 노력은 실제로 이직률이나 결근 횟수를 낮추고, 구성원들의 열정과 소속감을 높이는 실질적인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8. 글루 가이의 가치
직원들의 사회적 관계에 관심을 기울이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리더야말로 기업을 앞으로 나아가게 만드는 조직의 핵심 자원이라 할 수 있다.
미국 NBA에서는 이러한 인물들을 글루 가이 glue guy라는 애칭으로 부른다. <월 스트리트 저널>의 기사에서는 팀 내 글루 가이의 가치를 이렇게 설명한다.
[31] “팀을 하나로 뭉쳐 승리를 만들어내는 그들의 존재를 통계 전문가들은 잘 몰라도 심리학자들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다. 글루 가이는 감독과 동료 선수들 모두의 신뢰를 한 몸에 받는다.”
9. 수직 커플의 상호 작용
[32] 영국의 한 연구팀은 매일 두 명의 상사가 교대로 근무하는 부서의 직원들을 대상으로 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부서의 직원들은 하루는 유능하고 자상한 상사와 일하고 하루는 짜증나는 상사화 일을 했다. 이들의 일상을 면밀히 분석하는 과정에서 연구팀은 짜증나는 상사와 함께 일할 때가 자상한 상사와 일할 때보다 직원들의 혈압이 급격하게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33] 15년 동안 직장인들을 대상으로 조사했던 또 다른 연구팀은 상사와 관계가 불편한 사람들의 경우 심장 관련 질환의 발병률이 30%나 높게 나타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상사와의 불편한 관계는 맛없는 인스턴트 프라이드 음식을 꾸역꾸역 먹어대는 것과 같다고 할 수 있다.
지금까지 많은 연구들은 전통적인 상사와 직원의 관계가 조직의 업무 효율성과 이직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라고 말한다.
[34] 갤럽은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을 대상으로 수십 년간의 연구를 진행한 결과, 전통적인 수직 관계로 인해 미국 사회가 매년 3,600억 달러의 손실을 보고있다고 주장했다.
[35] 골먼이 ‘상호작용을 기반으로 조직을 구성하는 분자, 즉 가장 기본적인 조직 단위’라고 표현했던 상사와 직원의 관계는 우리가 알고 있는 것보다 기업의 성과에 더 많은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사회적 관계라는 점을 기업들은 주목해야 한다.
수직 관계에 대한 개선을 통해 기업은 실질적인 이익을 이끌어낼 수 있다. MIT 연구팀은 상사와 긍정적인 관계를 유지하는 직원들이 그렇지 않은 직원들에 비해 매월 평균 588달러 수익을 더 가져다준다고 말한다.
[36] 갤럽은 전 세계의 직장인 1,000만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설문 조사를 실시한 결과 ‘상사와 동료들이 자신을 하나의 인간으로 존중하고 있습니까?’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사람들이 조직에 더 많이 기여할 뿐만 아니라 이직률도 낮다고 밝혔다.
유능한 리더들은 상사와 직원의 관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
폴라텍이라는 획기적인 섬유 생산으로 잘 알려진 몰든 밀스의 메사추세츠 공장에 대형 화재가 발생했을 때, CEO인 아론 포이어슈타인은 3,000명의 공장 근로자들에게 생산라인을 정상적으로 가동하지 못하더라도 급여를 그대로 지급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에 대해 돈 코헨과 로렌스 프루삭은 <인굿 컴퍼니>에서 포이어슈타인의 과감한 결단이 미국 사회에 신선한 충격을 가져다주었다고 평가했다. 두 저자는 이렇게 언급한다.
[37] “조직 안에서 사회적 관계의 중요성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는 많은 기업과 전문가들은 포이어슈타인의 행동이 비즈니스답지 못한 뜬금없는 결정이었다며 폄하하고 있다. … 하지만 그의 용기있는 결단이 기업의 미래를 향한 과감한 투자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하는 말이다.”
[38] 몇 해 전 진행된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직장인들 가운데 90%가 조직 안의 폭언이나 부당한 처우 때문에 많은 심리적 고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가끔 회사는 절대 놀이터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사회적 관계에 투자를 소홀히 하는 리더들은 앞으로 이로 인해 발생할 개인적, 조직적 성과 하락과 장기적 손실을 각오해야만 할 것이다.
10. 긍정적 감정의 공유
신경과학 분야의 전문가들은 상대방의 눈을 바라보는 순간, 우리의 뇌가 공감과 상호 교류의 느낌을 받게 된다고 마한다. 회의 시간 역시 중요한 기회이다.
얼마 전 알게 된 대형 로펌의 관리자는 매일 한 가지씩 직원들에 대해 새로운 정보를 얻고, 회의 시작 전에 이에 관해 얘기를 나눈다고 했다. 리더의 이같은 노력은 직원들에게 자신이 관심을 받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전직 벤처캐피털 CEO는 경영 잡지 <패스트 컴퍼니>와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39] “인간관계가 가져다주는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먼저 인간관계에 많은 관심을 기울여야만 합니다. 저는 일부러 시간을 내서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관계를 발전시키고, 갖가지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업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상당한 도움을 얻고 있습니다.”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최고의 비결은 누군가 우리의 존재를 필요로 할 때, 물리적이거나 감정적으로 함께 곁에 있어주는 일이다.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흥미롭게도 힘들 때 위로해 주는 것보다 기쁠 때 축하해 주는 게 관계 발전에 더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0] 해당 연구팀은 긍정적인 감정을 함께 공유하는 자본화의 경험이 관계를 급속도로 발전시켜주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라고 결론을 내린다.
캘리포니아 대학의 심리학자 셸리 게이블은 다른 사람의 좋은 소식에 대해 크게 네 가지 유형의 반응이 나타난다고 말한다.
[41] 여기서 주목할 점은 네 가지 유형 중 오직 한 가지 형태만이 긍정적인 관계 형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이다.
그 한 가지 유형은 바로 적극적이고 건설적 반응이다. 즉 상대방의 기쁜 소식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질문을 곁들이는 방식을 가리킨다. 이를테면 동료가 승진했을 때, “대단해! 우리 회사가 언젠가는 자네 실력을 알아볼 줄 알았어. 그러면 언제 정식 발령이 나는 거지?”라고 말하는 것 등이다.
주의해야 할 점은 상대방의 좋은 소식에 대한 중립적인 유형의 반응은 “자네가 승진을 했다고? 셸 리가 아니라?”라고 말하는 것과 비슷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것이다. 한편 무관심은 네 가지 유형 중 최악의 반응이다. 이를테면 승진 소식에 딴청을 피우는 것 등이다. 결론적으로 적극적이고 건설적인 유형의 반응만이 상대방에게 관심과 인정의 느낌을 전달하고, 관계 발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11. 사회적 자산에 투자하는 시스템
당신이 지금 어떤 직급이든 리더의 자리에 앉아 있다면, 당신의 조직을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는 조직으로 바꿀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셈이다.
물론 조직 안에서 사회적 관계를 구축한다고 해서 모든 직원들이 서로를 좋아하도록 만들 필요는 없다. 이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다만 상호 존중과 신뢰의 분위기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42] 억지로 아이스 브레이킹이나 특별 활동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개인 시간을 희생하라고 강요하는 것은 오히려 서로 간에 오해만 낳을 위험이 있다.
직원들이 자연스럽게 친해질 수 있는 기본적인 환경이 마련될 때 상호 존중과 신뢰의 분위기는 저절로 형성된다.
[43] 리더들은 이를 위한 창조적인 방법들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제인 더튼은 회의 시간 역시 대단히 중요한 상호 교류의 기회라 지적한다.
내가 아는 임원 하나는 직원들이 서로 쳐다보면서 회의할 수 있도록 회의 시간에는 블랙 베리를 절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44] 이러한 분위기를 더튼은 상호 관심 relationally attentive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리더가 구성원들 사이의 관계적 역동성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수록 조직은 사회적 관계가 가져다주는 더 많은 혜택을 누릴 수 있다.
[45] 다른 한편으로 더튼은 물리적이거나 심리적으로 상대방과 함께하려는 노력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언급한다.
더튼은 다른 사람이 자신의 자리로 찾아와서 말을 걸 때 시선을 컴퓨터 화면으로부터 즉각 상대방의 눈으로 옮기라고 조언한다.
정말로 사회적 관계를 발전시키고 싶다면 먼저 당신이 상대방에게 최고의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는 믿음을 주어야 한다.
12. 상대에 집중하고 감사하기
사회적 관계에 투자하는 리더는 책상머리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조직에서 사회적 관계를 확대하는 첫 번째 단계는 바로 당신의 자리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다. 리더십 전문가 톰 피터스는 1980년대 HP 관리자들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현장 경영이라는 개념을 크게 유행시켰다. 여기서 현장 경영이란 조직의 리더가 사무실에만 머무르지 말고 적극적으로 현장을 돌아다니면서 직원들을 만나고, 새로운 정보와 성과를 공유하고, 문제점을 확인하고, 해결방안을 제시하고, 사기를 북돋워주어야 한다는 실천적인 리더십 개념을 의미한다. 현장 경영을 몸소 실천하는 대표적인 경영자로 UPS의 CEO인 짐 캘리를 꼽을 수 있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46] “사실 전 임원들 전화번호도 모릅니다. 전화 대신 직접 만나서 얘기하는 것을 더 좋아하죠. 뭔가 물어보고 싶은 것이 생기면 곧바로 임원들 방으로 달려갑니다.”
[47] 톰 피터스는 현장 경영리나느 개념들 들고 나온 지 25년이 지난 지금도 현장 경영이 여전히 유효한 비즈니스 환경임을 지적하면서, 아직까지도 적잖은 기업들이 이 개념에 주목하지 않는 현실을 대단히 안타까워하고 있다.
리더는 직원들의 얼굴을 자주 볼수록 업무적인 피드백과 인정, 감사의 말을 더 많이 전달할 기회를 갖는다. 이러한 차원에서 나는 임원들에게 직원이나 동료, 혹은 친구와 가족들에게 감사의 편지를 써보라고 권한다.
[48]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는 업무적이거나 심리적인 도움에 대해 감사의 표시를 함으로써 공적 및 사적인 관계를 크게 개선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49] 이외에도 많은 연구 결과들이 감사하는 마음의 표현이 관계를 급속도로 발전시키고, 상대방에게 관계 개선을 위한 동기를 부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시켜준다.
결론적으로 감사의 표현은 스포츠팀의 글루 가이와 같은 일을 한다고 할 수 있다.
13. 암흑으로부터의 탈출
<워싱턴 포스트>는 일면 기사에서 금융위기 당시 카풀을 하거나 공동체 활동에 참여하는 현상이 더욱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50] 그동안 모르고 지냈던 이웃 주민들끼리 마당에서 파티를 열면서 정원 가꾸는 노하우를 공유하거나 제초기를 교환하는 일이 더 잦아진 것이다.
긍정적인 변화는 기업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나는 금융위기가 터지기 한 달 전만 해도 내성적이고 독립적이던 많은 고객들이 협력과 팀워크의 전도사로 발 벗고 나서는 사례를 어렵지 않게 목격했다.
하지만 세계경제가 조금씩 회복되면서 사람들은 다시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고 했다. 그렇더라도 암흑의 터널을 지나오는 동안 모두가 함께 겪은 어려움과 이를 극복하기 위해 시도한 여러 가지 노력을 떠올린다면 위기 전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
어려움에 처해 또다시 혼자만의 동굴로 기어들어가고픈 충동이 느껴질 때, 긍정 심리학이 지금 우리에게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자. 그리고 뜨거운 화염 속에서 살아나오려면 파트너의 손을 꽉 붙잡아야 하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혹은 업무적으로 행복과 성공을 모두 성취하려면 사회적 관계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