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사람들이 가지는 긍정적 도식이 있을까?
어린 아기들이 네발달린 짐승을 보면 무조건 ‘멍멍이’라고 하는 것을 볼 때가 종종 있다. 아기들의 머릿속에는 ‘네 발을 가진 동물=개’라는 기존 정보가 있어 고양이, 소, 돼지 모두를 강아지로 인식하는 것이다. ‘네 발을 가지고 멍멍하고 짖는 동물=개’라는 새로운 정보를 습득하여 기존의 정보를 수정하고 재조직화하는 과정을 거쳐야 다른 동물과 개를 구분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심리학 및 인지 과학에서는 도식(schema)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도식은 생각이나 행동의 조직된 패턴을 일컫는 용어로, 선입견의 정신적 구조, 세계에 대한 관점의 측면을 나타내는 틀, 새로운 정보를 지각하고 조직화하는 시스템으로서 작동한다. 그리고 동화, 조절, 평형화의 과정을 통해 도식을 발달 시켜나갈 수 있다.
도식화 과정[google image 검색]
사람들은 신속하게 새로운 지식을 흡수하고 기존의 도식에 의해 새 지식을 정리하거나 새 지식의 예외성을 확인해 도식을 수정하지만, 자신의 도식에 부합하는 정보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도식은 생각을 자동적으로 정리하도록 돕기 때문에 세계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준다(Anderson, 1990). 그러므로 개인의 인지 도식의 경향성이 긍정적이냐 부정적이냐에 따라 자신이 주관적으로 느끼는 웰빙에 분명한 차이가 있을 것이다. 도식이 긍정적이면 주변의 환경을 긍정적으로 해석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같은 맥락에서도 부정적 감정을 느끼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 연구에서는 웰빙의 두 가지 지표로 정서적 경험을 의미하는 ‘행복’과 인지적 평가를 의미하는 ‘삶의 만족’을 선정하고 이와 긍정 및 부정적 도식과의 관계를 살펴보았다(Tomlinson, et al., 2016). 초등학생인 아동과 고등학생인 청소년 282명을 대상(8-18세)으로 긍정적 도식, 부정적 도식, 삶의 만족도, 행복감을 측정하였다. 연구 결과 긍정적 도식(예; “나는 나 자신을 믿는다.”)은 부정적 도식(예; “나는 실패자이다.”)보다 삶의 만족도 및 행복과 더욱 상관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고, 긍정적 도식과 행복의 상관은 어린 아동들 보다는 후기 청소년들에서 더욱 강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긍정적 도식과 삶의 만족도는 연령에 따라 그 관계의 차이가 있지는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긍정적 도식과 삶의 만족도 및 행복의 상관이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도식의 하위 요인인 신뢰감, 낙관성, 성공, 자기효율성, 가치감 중 가장 삶의 만족도와 행복을 강하게 예측하는 것은 가치감인 것으로 나타났다.
긍정적 도식의 하위 척도와 삶의 만족도 및 행복의 관계(Tomlinson, et al., 2016)
위 연구를 통해 아동·청소년의 웰빙에 있어 긍정적 도식의 존재는 부정적 도식의 부재보다 더욱 중요함을 알 수 있다. 구체적으로 신뢰감, 낙관성, 가치감과 관련한 도식의 존재가 아동·청소년 특히, 후기 청소년들에게 더욱 행복을 증진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하니, 가정과 학교에서 아이들에게 어떠한 경험과 학습을 제공하는 것이 도식 발달에 도움이 될지 생각해 보아야 하겠다.
Reference
Anderson, R. C., & Pearson, P. D. (1984). A schema-theoretic view of basic processes in reading comprehension. Handbook of Reading Research, 1, 255-291.
Tomlinson, R. M., Keyfitz, L., Rawana, J. S., & Lumley, M. N. (2016). Unique contributions of positive schemas for understanding child and adolescent life satisfaction and happiness. Journal of Happiness Studies, 1-20.
[Positive schemas & Happine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