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_경제학에서 행복 연구의 주요 발전
Chapter 01_행복에 관한 연구
많은 사람이 행복을 인생의 궁극적 목적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독립선언문은 ‘행복의 추구’를 삶이나 자유처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로 간주하고 있다.
[1] (Ura & Galay, 2004) 1980년대 후반, 부탄의 4번째 국왕 지그메 싱기에 왕추크(Jigme Singye Wangchuck)는 국가정책의 기본 원리가 ‘총국가행복(Gross national Happiness, GNH)’에 있다는 것을 명확히 했다.
경제학은 개인의 행복에 관한 것이다. 오랫동안 경제학에서는 소득을 인간의 행복을 측정하는 데 (완전하지는 않으나) 적합한 대리변수로 간주해 왔다. 그러나 행복에 관한 연구는 소득보다 사람들이 ‘직접 보고하는 주관적 안녕감(reported subjective well-being)’이 개인의 후생을 측정하는 훨씬 더 훌륭한 수단임을 보여준다.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보고’는 심리학에서 사용되는 과학적 용어로, 개인이 느끼는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감정, 행복 또는 삶에 대한 만족을 지칭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문헌에서 ‘행복’, ‘안녕감’, ‘삶에 대한 만족’ 등은 특별한 구별 없이 사용되고 있다.
1. 왜 행복을 연구하는가
경제학자들이 행복을 연구하는 데는 몇 가지 중요한 이유가 있다.
행복의 결정요인 규명
개인이 서로 다른 만족감을 경험하는 이유는 행복을 결정하는 요인이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이제까지의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발견 중 하나는 개인의 삶에서 나타나는 비물질적인 측면, 특히 가족, 친구, 이웃들과의 사회적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2] -> ‘관계재’에 대해서는 Bruno & Porta 2007, Gui & Sugden 2005 를 참조하라. 이러한 사회적 자본(Putnam 2000)이 많을수록 삶에 대한 만족수준이 높아진다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Helliwell and Putnam 2005; Bjornskov 2003; OECD 2001; Powdthavee 2007)
여기서 개인의 유전적, 성격적 요인이 주관적 안녕감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들은 사실상 경제학 연구 영역 밖에 있던 것이지만 중요하게 고려되어야 한다. 개인차에 의해서 계량경제학적 정확성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3] (Helliwell, 2006) 물론 헬리웰의 연구와 같이 인구학적 특성이나 경제, 정치적 요인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은 개인 간 차이에 의해 크게 좌우되지 않는다는 보고들도 있다.
[4] (Uchida, Norasakkunkit & Kitayama, 2004) 그리고 문화적 차이에 따라 행복을 느끼는 동인이나 행복을 예측할 수 있는 변수도 달라질 수 있다는 사실을 항상 염두에 둬야 한다는 점이다.
마찬가지로 수량화된 지수가 지니는 의미도 사회적 맥락에 따라 다를 수 있다.
행복의 본질 이해
반드시 행복만이 삶의 목적이 되는 것은 아니다.
[5] (Lindenberg, 1986, 1990; Lindenberg & Frey, 1993) 예컨대 사회생산함수이론에서는 모든 사람이 최적화하고자 노력하는 두 가지 목적(육체적 안녕감과 사회적 안녕감)과 이들을 달성하기 위한 다섯 가지 도구적 목표(자극, 위안, 지위, 행동적 확신, 애정)를 추출해 내고 있다.
[6] 다른 이들, 예컨대 리프(Ryff, 1989)와 레인(Lane, 2000) 등은 책임, 개인적 성장, 삶의 목표, 자기 주변 환경에 대한 장악력, 자기 방향성, 다른 사람에 대한 성실성 등의 가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7] (Kimball & Willis, 2006) 몇몇 학자들은 장기에 걸쳐 얻는 행복감은 건강, 엔터테인먼트, 영양 등과 같이 누구나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고차원적 재화와 같은 차원에서 봐야한다고 주장한다.
행복은 열망함으로써 얻게 되는 정태적 목표가 아니다. 오히려, 장기에 걸쳐 만족감을 가져다주는 ‘좋은 삶’ (아레스토텔레스가 이야기한 에우다이모니아 Eudaimonia 또는 시민적 행복)의 부산물로 간주될 수 있다. 의도적인 행동으로 행복을 추구한다면 지속 가능한 행복감을 얻기 어렵다.
[8] (Camerer, 2007; Camerer, Lowenstein & Prelec, 2004; Rayo & Becker, 2007) 진화론이 우리에게 가르쳐 준 것은 인류는 행복해지기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하고 재생산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점이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이 자신의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 다양한 행동에 대해 충분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물론 이러한 정보를 어떻게, 어디까지 활용할 것인가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려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9] (Nettle, 2005) 이와 관련하여 행복의 세 가지 개념이나 수준을 구별하는 것이 유용할 수 있다.
– 순간적인 기쁨이나 즐거움 같은 감정은 심리학에서 적극적, 소극적 감정으로 논의된다. 이러한 감정들은 흔히 ‘행복’으로 불린다.
– 삶에 대한 전반적인 충족감, 이는 흔히 ‘삶에 대한 만족’으로 불린다.
– 자신의 가능성을 계발하고 채우면서 얻는 삶의 질, 이는 에우다이모니아 또는 ‘좋은 삶’으로 불린다.
논란거리 중 하나는 즉각적으로 느낀 행복감을 시간이 지난 후 설문으로 구한 안녕감의 수치로 제대로 나타낼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0] (Schooler, Ariely & Lowenstein, 2003) 당시 느끼는 즐거움의 경험을 시간이 흐른 후 회고하고 그 경험을 평가해 주관적 안녕감의 수치로 나타낼 때 괴리가 나타나지 않겠는가?
이따금 사람들은 도전적인 일에 빠져서 커다란 즐거움을 얻는 경우가 있다.
[11] (Csikszentmihalyi, 1990) 즉, ‘몰입(Flow)’을 경험하는 상태에 있게 되는 것이다.
이런 상태에 있게 되면 자신의 안녕감 수준을 평가하거나 기록할 수 없다. 그러므로 사후에 보고된 주관적인 안녕감 수치와 당시의 생리적 안녕감 측정치 사이의 상관관계에 대한 좀 더 많은 정보를 축적해야 새로운 직관이 생겨날 수 있다.
생리적 측정치를 시계열로 얻게 되면 사람들이 스스로 보고하는 행복의 준거 기준을 시간에 따라 어떻게 바꾸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사용되는 행복 측정치 문제점을 잘 살펴보면 그 자료의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료 수준이 달라진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행복 측정치가 연구 자료로서 갖는 질적 유용성은 사람들의 안녕감 수준을 측정하는 다른 대안적인 개념들과 비교해서 평가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경제학에서 행복 연구의 성공 여부는 경험적으로 얻은 관찰을 기존 경제이론에 어떻게 융해할 수 있는가에 달려 있다. 행복 연구를 활용해 장차 주류 경제학에 공헌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는 전통적인 효용 개념을 좀 더 명확하게 이해하는 것이고, 둘째는 행복 연구에서 얻은 성과로 기존 이론을 검증하는 것이다.
계량경제학과 실험경제학은 안녕감을 측정해 줄 대리변수들을 사용함으로써 심리학적 측면이 강조된 효용 개념을 제시했다. 이는 경험된 효용이라는 점에서 이는 현시선호 행동을 통한 방법보다 사람들의 안녕감을 좀 더 가깝게 관찰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12] 이미 이러한 점에 대해서는 상당한 연구들이 이루어졌다. (연구 결과들에 대한 정리는 Frey & Stutzer 1999; Kimball & Willis 2006을 참조하라)
[13] 이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연구들은 카너먼 Kahneman과 그의 동료 연구자들(1991, 1997, 2006), 반 프라그 Van Pragg를 중심으로 한 라이덴 그룹(Leyden group; 1971, 1993, 1999), 그리고 이스털린(Easterlin:; 1995, 2001, 2003)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
개인의 안녕감에 대해 심리학적으로 좀 더 단단한 개념을 사용한 이들의 연구는 경제학에서 효용이론을 전개할 때 사용하는 다양한 기초적 가정들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다. 다음의 문제들은 그 중에서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이다.
– 사람들은 의도적으로 자신의 효용을 극대화하는가??
: [14] 근대 경제학이 태동기에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90)와 여러 심리학자는 과학자라면 이론을 전개할 때 모든 가능한 동기를 다 고려야해 한다고 주장했다.
사람들은 행동할 때 항상 효용 극대화만을 생각하지 않는다.
[15] 충동적인 경우도 있으며 의무감을 따를 수도 있다.(관련 논쟁은 Lewin 1996을 참조할 것)
따라서 사람들이 분명하게 행복을 극대화하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전제해서는 안된다.
[16] 이는 경험적 연구에 의해서 반드시 뒷받침되어야 하는 것이다. (예컨대 Kitayama & Markus 2000 참조)
– 효용을 극대화하는 것이 좋은가?
: 이 질문이 중요한 이유는 사람들이 자신의 효용수준을 평가하려고 시도하는 것이 오히려 자신의 원래 의도에 반하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17] 몇 가지 경험연구에 따르면(예컨대 Lyubomirsky & Lepper, 1999), 행복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보다 과거를 덜 회고한다고 한다.
[18] 이 점에 대해서는 1999년 새해 전날 ‘좋은 시간을 가지려 노력할 때 발생하는 비용’을 연구한 스쿨러, 애리얼리와 뢰벤슈타인(Schooler, Ariely & Loewenstein, 2003)이 말끔하게 설명하고 있다.
이들은 475명에게 미리 이메일 설문지를 돌려 그날 얼마나 큰 축하 파티를 계획하고 있고, 얼마나 즐겁게 보낼 것이고, 얼마나 많은 시간과 돈을 쓸 것으로 기대하는지 등을 물었다. 이후 다시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기대가 큰 사람일수록 실망의 정도가 더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기대치와 실제 경험 간의 괴리는 기대수준이 높을수록, 준비에 소요되는 시간을 길게 예측했을수록 크게 나타났다.
더 적극적으로 행복을 추구할수록 그에 반하는 결과를 가져온다.
[19] (Kasser & Ryan, 1993; Diener & Oishi, 2000; Kasser, 2002) 좋은 인생은 경제적 여유에서 온다고 믿는 사람일수록 일관되게 자존감, 생동력, 그리고 삶의 만조수준이 낮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 사람들은 결과와 별개로 과정에 대한 선호를 가지고 있을까?
: 어떤 제도를 평가할 때 제도를 시행하는 과정 자체가 효용의 원천이 될 수 있는지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자료 분석을 통해 안녕감의 한 원천으로서 이러한 측면에 대한 직접적이고 경험적인 연구가 가능해진다.
– 사람들은 자신의 미래 효용수준을 성공적으로 예측할 수 있을까?
: 표준 경제 이론에서는 소비를 선택할 때 예측한 효용과, 그 재화를 나중에 실제로 소비할 때 경험적으로 얻는 효용 사이에 체계적인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가정한다.
[20] (Scitovsky, 1976, p4) 시토프스키는 이러한 견해를 ‘비과학적’이라고 비판하면서 “그렇게 전제하면 사람들이 실제로 선택하는 것과 그들에게 가장 만족을 주는 것이 서로 다를 가능성 자체를 아예 봉쇄(논리적 측면에서의 불가능성)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21] 심리학자들은 세심하게 기획된 실험과 설문조사를 활용해 사람들이 경험에서 얻을 효용수준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예측할 수 있는지 연구했다. (관련 문헌 정리는 Loewenstein & Schkade, 1999 참조)
이 연구는 사람들이 행복의 결정요인에 대해 잘못된 직관을 가지고 있음을 밝혀냈다.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은 사람들이 자신의 새로운 경험에 적응하는 속도를 과소평가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은 외생적 속성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함으로써 소득이나 사회적 지위 등을 얻기 위해 과도한 노력을 하는데, 결국 이런 선택이 사람들의 행복수준을 전체적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경제이론의 검증과 예측
효용에 대한 대리변수의 측정치가 주어지면, 사람들의 행동은 동일하게 예측하지만 그때 얻게 될 효용수준에 대해서는 다르게 판단하는, 다시 말해 서로 경합하는 가설을 차별화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이러한 종류의 검증은 이론을 반증하는 과정에서 매우 강력한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 새고전학파 거시경제학(The new classical macroeconomics)의 관점에 따르면 실업에 따른 소득 손실은 자발적으로 선택된 것이며 실업으로 인해 효용이 줄어드는 것은 없다. 반면에 새케인스학파 거시경제학(New keynesian macroeconomics)에서는 실업자들이 일하고 싶어 하지만 직장을 구할 수 없기 때문에 실업으로 인해 효용이 감소하고 고통을 느낀다.
– 실업자들의 행동만 관찰해서는 두 이론이 얼마나 현실에 부합하는지 평가하기 어렵다. 그러나 주관적 안녕감에 대한 개인별 정보를 수집할 수 있다면 실업자들의 효용수준에 대해 알 수 있다. 실업자들이 비화폐적인 실업 비용 때문에 고통을 느낀다는 점은 경제학에서 행복 연구가 밝혀낸 가장 분명한 사실 중 하나다. 이 발견에 따른다면 자발적 실업은 있을 수 없다.
– [22] (Stutzer & Lalive, 2004) 사회적 규범(social norms)은 실업자들의 행동에 영향을 미친다.
공동체에서 사회적 근로 규범이 강력하게 작동할수록 직장을 찾는 공동체 내 이웃들의 실업 기간이 크게 줄어든다. 물론 이 사실만으로는 강력한 사회 규범이 실업자에게 사회적 제제를 가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좀 더 직장을 빨리 잡을 수 있도록 사회적 지원이나 정보가 잘 주어지기 때문인지 알기 어렵다.
그러나 두 시나리오에서 안녕감 수준이 다를 것이라는 점에 주목해 보자. 스위스에서 실업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진 각 지역별 삶의 만족도 측정 자료는 후자의 관점을 지지하고 있다.
– 경제모형들은 세금이 부과되면 소비량을 줄인다는 사실을 공통적으로 지적하지만, 물품세가 사람들의 효용수준에 미치는 영향은 모형에 따라 다른 예측 결과를 낳는다. 정상적인 경우, 세금은 효용이 줄어드는 고통을 느낄 것이므로 조세 부과에 반대할 것이다. 그러나 세금이 나쁜 습관(흡연 음주 등)을 극복하는 데 도움을 준다면 소비자가 의지박약을 극복하도록 도울 수 있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23] (Gruber & Mullainathan, 2005) 그루버와 멀레이너선은 일반사회조사 자료를 활용해 미국과 캐나다의 장기 시계열 자료를 구축하고 검증했다. 그들은 담배에 세금을 더 부과하는 경우 잠재적 흡연자들의 불행수준을 현격하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여러 경제학 이론들은 조건이 동일하다면 사람들의 효용수준이 시장이나 공간들 사이에서 같아질 것이라고 상정한다. 주관적 안녕감에 관한 자료로 효용 균등화 가설을 직접적으로 검증할 수 있다.
[24] (Stutzer & Fery, 2007a) 일곱 차례에 걸쳐 작성된 독일의 사회경제 패널을 활용해 분석한 결과 통근 시간과 삶의 만족 사이에는 부(-)의 상관관계가 부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 밝혀졌다.
기존 경제학 이론으로는 이를 설명하기 어렵다.
행복이 가져오는 결과물 분리
행복한 사람들은 좀 더 낙관적이고, 사회생활을 잘하며, 모험을 더 하려 하고, 개인적 활동이나 경제적, 사회적 활동 등의 측면에서 더욱 성공적인 삶을 영위하는 경향이 있다. 그 결과 결혼 생활에서나 직장 생활에서 모두 더 만족하게 된다.
[25] (Bosman & van Winden, 2006) 게다가 좀 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더 많은 위험을 기꺼이 감수하기 때문에 기업가로서도 더 성공할 것이다.
[26] (Hermalin & Isen, 1999; Isen, 2000; Lyubomirsky, King & Diener, 2005) 이제까지 행복이 인간의 행동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관한 연구는 주로 심리학 분야에서 이루어졌는데 긍정적 감정과 부정적 감정(무드, 정서, 감정 등)이 의사결정과 어떠한 관계를 갖는가에 대한 실험 결과가 많은 문헌을 통해 보고되고 있다.
[27] (Isen & Levin, 1972) 더 행복한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을 돕는 심리적 비용이 적고 도움을 주는 행위에서 더 많은 즐거움을 얻으며
[28] (Isen, Daubman & Nowicki, 1987) 더 창조적이 된다고 한다.
[29] (Schwarz, 1990) 더욱이 사람들의 감정이나 정서적 상태는 정보 처리나 동기 부여의 측면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30] (MacLeod, 1996; Kaufman, 1999; Loewenstein, 1996, 2000) 의사결정에 관한 경제모형들은 지금까지 감정의 역할을 대체적으로 무시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각성과 같은) 격한 감정과 본능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역효과를 분석한 바 있다.
[31] (Frank 1988; Romer 2000) 여기에 더해 ‘합리화하는’ 감정에 초점을 맞추는 경제학자들도 있다.
이들의 목표는 왜 특정 감정이 생존에 도움이 되는지를 진화적 차원에서 설명하는 데 있다.
행복은 원인일까, 결과일까
원인과 결과를 분명히 분별하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행복에 관한 경제 연구는 행동의 결정요인을 찾으려하는 다른 연구들과 같이 누락 변수(omitted variables)의 문제와 내생성 편향(endogeneity bias)의 가능성이라는 계량경제학적 문제들을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역설적인 사실들에 대한 그럴듯한 설명
미국에서 1946년과 1991년 사이에 1인당 실질소득은 2.5배 증가했는데, 같은 기간 동안 행복수준은 평균적으로 거의 일정했다.
[32] (Easterlin, 1974, 1995, 2001; Kenny, 1999; Blanchflower & Oswald 2004b; Diener & Oishi, 2000) 행복 연구에서 잘 알려진 이러한 사실은 ‘이스털린 역설’ 또는
[33] (Pugno 2004a, 2007) ‘행복의 역설’로 알려져 왔다.
소득이 높으면 일반적으로 행복 수준이 높다. 그러나 큰 틀에서 인생의 과정을 보면 행복수준에는 거의 변화가 없다. 이러한 관찰들을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 행복 연구의 통찰은 3장에서 소개된다.
경제정책 개선의 요건
[34] (Di Tella, MacCulloch & Oswald, 2001) 1975년부터 1991년까지 유럽 12개국의 삶의 만족도와 관련된 경험적 자료를 활용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실업률이 1% 포인트 상승한 상태에서 동일한 만족수준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한계적으로 1.7% 포인트의 인플레이션 하락이라는 보상이 필요하다고 계산된다.
이러한 결과는 정보 부족 때문에 연간 실업률과 인플레이션 율을 단순하게 합하여 계산한 ‘불행 지수 Misery index)와는 그 함의가 상당히 다른 것이다.
소위 행복함수를 추정해 계산할 수 있는 또 다른 상충 관계는 실업상태와 직장을 유지하는 것 사이의 ‘보상 변이 Compensating variation)’와 관련된 것이다. (실업 상태에 빠졌다면 변화 전 직장을 유지하던 상태와 같은 만족을 누리기 위해 얼마만큼 보상해야하는 가의 값) 이는 실업 상태에 빠진 사람들이 매우 큰 금전적 비용을 지불한다는 것을 암시하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에 49개국을 상대로 이루어진 연구에 따르면 정부의 신뢰성, 효과성, 안정성, 법치주의, 부패의 정도 등이 개선될 때 상당한 정도의 안녕감이 증가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35] (Helliwell, 2003) 이 자료에 따르면 제도의 질이 개선됨으로써 오는 직접적인 효과가 생산성이나 경제성장으로부터 오는 효과보다 더 크다.
2. 문헌 연구
행복은 수백 년에 걸쳐 철학의 핵심 주제 중 하나였다.
[36] (Argyle, 1987; Csikszentmihalyi, 1990; Michalos, 1991; Diener, 1984; Myers, 1993; Ryan & Deci, 2001; Nettle, 2005) 또한 행복에 관한 경험적 연구는 오랫동안 심리학의 영역이기도 했다.
[37] (예컨대 Veenhoven 1993, 1999, 2000; Lindenberg, 1986) 물론 사회학이나
[38] (Inglehart, 1990; Lane, 2000) 정치학에서도 이 분야에 대한 중요한 공헌을 찾을 수 있다.
[39] 사회학이나 정치학에서 행복과 관련된 연구의 주목할 만한 선두주자로는 Cantril (1965), Brickman & Campbell (1971)을 들 수 있다.
최근 들어 이러한 심리학 연구들이 경제학과 접목되고 있다.
[40] (Richard Easterlin, 1974) 리처드 이스털린의 초기 연구는 많은 경제학자에게서 주목을 받았지만 후속 연구에 관심을 가진 학자들은 드물었다.
[41] 티보 시토프스키(Tibor Scitovsky)의 <기쁨 없는 경제 The joyless economy> (1976)도 마찬가지였다.
[42] 어 이른 시기에 주관적 안녕감에 기초한 개인 후생 함수의 개념을 발전시킨 반 프라그를 중심으로 하는 라이덴 그룹의 연구도 주목할 만하다(van Pragg, 1968, 1971). 하지만 이들의 연구는 학제적 행복 연구 분야에서 거의 주목을 받지 못했다.
사람들이 직접 보고하는 주관적 안녕감의 결정요인들이나 측정 방법에 관한 경제학자들의 전반적인 관심이 높아지게 된 계기는 1993년 런던에서 열린 한 학회 모임이었다.
[43] (Frank, 1997; Ng, 1997; Oswald, 1997) 이 모임에서 논의된 내용은 후에 <이코노믹 저널 Economic Journal>과
[44] (Clark & Oswald, 1994; 1996) 다른 학술지에 게재되었다.
1990년대 후반에는 여러 국가와 시기를 대상으로 실시한 행복의 결정요인들에 대한 광범위한 경험적 분석들이 학술지를 통해 발표되기 시작했다.
경제학자들은 행복을 결정하는 경제적 요인들과 이들이 경제정책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에 주로 주목하면서 그 외 다양한 문제도 논의하고 있다.
[45] (예컨대 Diner & Biswwas-Diener, 2002) 또한 심리학자들은 정신적 과정에 주목하면서 경제적 요인들(특히 소득)이 어떻게 주관적 안녕감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도 괄목할 만한 연구 성과를 내놓았다.
이 책은 행복 연구에 대한 문헌자료 연구를 의도하고 있지 않다.
[46] 기존에 발간된 책 중 레인(Lane, 2000), 프라이와 스투처(Frey & Stutzer, 2002a), 네틀(Nettle, 2005)의 책이 이러한 의도를 충실히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47] 또한 앙(Ng, 1978), 디너, 서, 루카스와 스미스(Diener, Suh, Lucas & Smith, 1999), 이스털린(Easterlin, 2004), 프라이와 스투처(Frey & Stutzer, 2002b, 2004b, 2005a,b), 디너와 셀리그만(Diener & Seligman, 2004), 디 텔라와 매컬러(Di Tella & MacCulloch, 2006) 등의 논문도 기존 문헌들을 충실히 검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용하다.
[48] 또한 관련된 논문을 모아 놓은 논문집들(예컨대 Stark, Argyle & Schwarz, 1991; Kaneman, Diener & Schwarz, 1999; Easterlin, 2002; Huppert, Kaverne & Baylis, 2004; Bruni & Porta, 2005, 2007)도 참고할 만하다.
[49] 경제학적 접근 방법을 사용하는 행복 연구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하는 중요한 미발간 자료들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Graham & Pettinato, 2002a; van Praag & Ferrer-i-Carbonell 2004; Layard, 2005; Bruni, 2006)
관련 연구들은 여러 학술지에 게재되고 있는데 이 분야에 특화된 학술지로 <저널 오브 해피니스 리서트 Journal of Happiness Research>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