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 네트워크의 확장
: 단절되고 고립되는 불행한 사람들
심리학자들에게 행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를 딱 하나만 뽑으라고 하면 뭐라고 대답할까? 아마 십중팔구 ‘좋은 관계’일 것이다. 왜 그럴까? 다른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행복한 사람들이 맺는 좋은 관계는 또 다른 좋은 관계를 낳고, 이러한 선순환이 이어져 행복한 사람들이 더 많이 지는 것에 기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행복한 사람들의 행복은 좋은 관계를 통해 전염되고, 이를 통해 행복한 사람들의 네트워크가 확장된다.
Fowler와 Christakis(2008)는 과학적인 연구를 통해 이를 입증하였다. 영국 Framingham 지역에 거주하는 5,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이 연구는 각 사람의 행복과 이 지역에 있는 사람들끼리 서로 얼마나 교류하는지를 조사하였다.
그림 1. Fowler와 Christakis(2008)의 1996년 조사 결과. 노랑색은 행복한 사람들이며, 녹색은 보통 사람들, 파랑색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결과를 분석한 연구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바로 행복한 사람들은 행복한 사람들끼리 교류하며, 불행한 사람들은 불행한 사람들은 교류하지 않거나 불행한 사람들과 교류한다는 것이 확인된 것이다. 즉 크게 볼 때 행복한 사람들의 군집과 불행한 사람들이 군집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림-1은 이 연구의 1996년 결과를 보여준다.
그림 2. Fowler와 Christakis(2008)의 2000년 조사 결과. 노랑색은 행복한 사람들이며, 녹색은 보통 사람들, 파랑색은 불행한 사람들이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00년 연구진은 이러한 교류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한 번 더 측정하였다. 결과는 사뭇 충격적이었다. 행복한 사람들의 군집은 더 견고해질 뿐 아니라, 행복의 군집들 이 하나의 원을 형성할 정도로 또 다른 행복한 군집들과 연결되는 모양새를 보인 것에 반해, 불행한 사람들의 군집은 5년 전에 비해 더 단절되고, 고립되었던 것이다. 즉 행복 네트워크는 확장된 반면, 불행 네트워크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그림 3. Fowler와 Christakis(2008)가 보여준 행복의 3단 확장
그림-3은 행복 네트워크의 어떻게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 먼저 누군가가 행복하면, 그와 가장 가까운 사람들(절친한 친구, 가족, 애인 등)이 행복해진다. 그리고 그 사람을 통해 행복해진 친구, 가족, 애인이 그들의 지인을 행복하게 한다. 그리고 이렇게 행복해진 지인들이 또 다른 누군가를 행복하게 만든다.
그림 4. Fowler와 Christakis(2008)가 보여준 행복의 파급효과
그럼 누군가가 행복한 사람이 되었을 때 그 사람의 변화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해서 같이 행복해질 가능성이 높은 사람은 누구일까? 그림-4의 분석결과는 물리적 거리가 가까울 뿐 아니라 평소 친하게 지내는 친구가 행복해질 가능성이 가장 높음을 보여준다. 그 다음은 물리적으로 가까운 곳에 사는 친구이고, 그 다음으로는 옆집에 사는 이웃이다. 즉 한 사람이 불행했다가 행복해지면, 물리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사는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수 있다.
행복은 좋은 관계를 만들고, 좋은 관계를 행복 네트워크를 확장한다. 불행은 관계의 단절을 낳고, 또 다른 불행을 나으며, 나중에는 관계의 단절과 고립을 초래한다.
*더 알고 싶다면,
Fowler, J. H., & Christakis, N. A. (2008). Dynamic spread of happiness in a large social network: Longitudinal analysis of the Framingham Heart Study. British Medical Journal, 337(a2338), 23-28.
https://doi.org/10.1136/bmj.a2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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