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에 관한 질문을 품고 그 답을 찾아 길을 떠나다
📕중학교 3학년 학생들과 100일 동안 함께 한 <음미노트 프로젝트>
“똑같은 상황에 처해있을 때 왜 어떤 사람들에게는 그 상황이 마음 속 깊이 저장되어 본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또 다른 사람들에게는 그저 스쳐 지나가듯 흘러가 버리는 것일까? 만약, 자신의 삶에서 소중한 조각들을 잘 기억하고 다시금 되새긴다면 힘든 상황 속에 처해있을 때도 그 기억들이 삶을 잘 헤쳐 나갈 수 있게 해주는 마음의 힘이 되지 않을까?”이런 질문을 품고 그 답을 찾아가는 100일의 여정을 중학생들과 함께 했다.
중학교 3학년 도덕 단원 중 <삶의 소중함>에 대해 배우는 시간이 있다.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 도덕 교과의 주제를 행복수업과 연결 지었다. ‘음미노트 쓰기’로 학생들과 함께 각자 자신의 삶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되짚어보는 <음미노트 프로젝트>를 100일 동안 진행했다.
음미하기는 ‘Save’ 즉,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저장한다’라는 의미이다. 우리가 하는 긍정적인 경험, 정서의 강도, 지속 기간, 그것의 가치를 의도적으로 높이기 위해서 내 생각과 액션을 사용하는 행위를 ‘음미하기’라고 한다. 사실 중학생들에겐 ‘음미’라는 단어 자체도 어렵다. 행복 교과서 음미하기 단원을 바탕으로 본인 스스로 일상의 행복을 관찰하여 개인 구글 포트폴리오에 음미노트를 기록하고 [그림1, 그림2], 도덕 수업 시간에 이를 되짚어보며 친구들 앞에서 발표함으로써 성찰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 이 프로젝트의 사전 준비로 우선 행복 교과서를 활용하여 행복이란 무엇인가, 관점 바꾸기, 감사하기, 비교하지 않기 등 우리가 나와 주변을 ‘어떤 마음으로’ 볼 것인지를 먼저 배웠다.*)
음미노트를 작성하는 동안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와의 협업으로 학생들의 ‘안녕지수’를 온라인 상으로 응답받아 정서적, 심리적 만족감 등 본인의 주관적 만족감인 행복감을 측정하였다. 그 평가 결과 중 본 수업의 주제인 ‘삶의 의미’ 지수를 분석한 아래의 [그림3]을 보면 음미 노트를 작성하는 동안 스스로 느끼는 삶의 의미 또한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경향을 볼 수 있다.
* 분석 절차 및 방법 : 매주 1회 음미노트 쓰기 활동과 함께 삶의 의미에 대해 온라인으로 응답함. 통계 분석 결과 1주가 지날 때마다 약 0.03점이 증가했고 첫 주에 비해 마지막 주는 0.25점 (약 4%) 정도 증가함. *
음미노트 프로젝트 효과성은 크게 두 가지 방법으로 체크 했다. 안녕지수로 측정으로 프로젝트 기간 동안 행복감의 변화 수치를 양적으로 분석했고, 질적 분석 방법으로는 프로젝트 종료 후 학생들에게 ‘음미 노트 작성 후 자기 평가 및 소감’을 설문 응답으로 받아보았다.
“행복수치 설문조사를 할 때 내 기분을 생각하는데 자꾸 안 좋은 쪽으로 표시하게 되었다. 내가 굉장히 불행한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항상 수치를 작게 표시하였다. 그런데 음미노트로 내 하루하루를 보내고 난 후 음미노트에 기록하는데 내가 꽤 행복한 삶을 살고 있구나라고 느꼈다. 감사하며 살고 싶다.”
– 박O혜 학생 –
“솔직히 처음 음미노트를 작성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땐 너무 귀찮고 하기 싫었던 마음이 컸는데, 막상 음미노트를 적고 익숙해져 갈 때쯤 적었던 내용들을 한 번씩 읽어봤다. 영혼 없이 반복되는 일상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작은 것 하나하나를 소중하게 여기지 않아서 재미없는 일상을 보내왔구나 하고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내가 내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반성하게 되었다.” – 서O경 학생 –
“음미노트 프로젝트를 꾸준히 진행해본 결과 음미노트를 쓰기 전에는 내가 의미 있는 삶을 많이 살아보았는가? 기쁜 일을 느꼈던 일이 어떤 것이 있었지? 감이 잘 잡히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내 일상의 소중한 일들을 음미노트에 작성하고 마지막으로 한번 여태까지 어떤 삶을 살아왔는가?를 다시 보면서 같이 느껴보니까 내가 느끼지 못하고 가볍게 생각했던 일들도 다 추억이며 하나하나가 모두 소중한 삶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음미 프로젝트는 끝났지만 앞으로 저만의 음미 프로젝트를 계속 이어가려고 합니다. 내 삶은 소중하니까요.”
– 신O빈 학생 –
음미노트 쓰는 형식은 매우 심플하다. 날짜, 사진, 감정 이렇게 딱 3가지만 작성하게 했다. 일주일에 한 번씩 기록하는 간단한 활동이었지만 이것이 100일 동안 쌓이다 보니 학생들은 교사가 기대했던 것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음을 알 수 있었다. 나의 일상과 감정을 자세히 들여다보고 관찰하고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무엇보다 이를 다시 되짚어보는 시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음미함으로써 학생들은 삶의 소중함과 감사, 나와 세상을 바라보는 긍정적인 관점과 더불어 인생을 대하는 태도에 대해 스스로 느끼고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되었다.
배움은 교실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다. 수업 안과 밖에서 무엇보다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배움은 일어난다. 자기 삶에서 경험한 배움이야말로 평생 나의 정체성을 지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나만의 무기가 될 것이다. 행복한 사람들의 능력이라고 볼 수 있는 자신의 삶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지금의 순간들을 만끽하는 습관들은 누구나 연습함으로써 그 능력을 키워낼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마음의 습관’은 한번 시도해본다고 형성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꾸준히 자신의 삶을 순간순간 소중하게 여기고, 다른 관점으로 바라보고, 다른 관점으로 해석한 그 상황 속에서 감사한 부분들을 찾아내고 음미해 보는 이러한 마음의 습관이 쌓이고 쌓였을 때 내 삶을 온전하게 사랑할 수 있게 된다.
행복 수업은 인생을 살아가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잠시 멈춰서 생각하게 해주고 좋은 질문을 던져주는 수업이다. 그 질문을 통해 행복 수업을 받는 학생과 더불어 교사 또한 성장한다. <음미노트 100일 프로젝트>도 ‘삶을 의미 있게 살아가기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라는 질문에 ‘일상을 소중하게 여기고 음미해 보는 마음의 습관을 키워보자’라는 답을 찾았다. 행복에 관한 질문을 품고 그 답을 찾아 떠난 100일의 여정을 마쳤으니 이제 우리가 찾은 그 길 위에 행복의 꽃씨를 뿌리고 가꿔나가면 될 것이다. 모두 꽃길만 걸으세요!!
🎨학생들의 음미노트와 소감 모음
😊100일간 음미노트를 작성하고 한번 쭉 돌아보는데
모든 사진에 저랑 같이 있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저를 찍어주고 있거나 저와 함께 있었죠.
그걸 보고 저는 절 아껴주는 사람이 항상 제 옆에 있구나를 느끼고
저를 아껴주는 만큼 저도 아끼고 사랑하며 살아야겠다는
다짐을 하였습니다.😊
😊사소한 것들을 챙기고 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
프리드리히 니체의 ‘내가 심연을 들여다볼 때 심연도 나를 들여다본다’라는 말이 있듯이, 나도 나의 감정과 생각을 깊이 들여다보고
그것을 어떻게 이용해야 할지 생각하게 된다.
음미노트 프로젝트 기간은 끝났지만
앞으로 개인적으로도 많이 쓸 것 같다.😊
😊음미 노트를 적으면서 작은 것들에게도 감사를 느끼고
평소에 안 좋게 봤던 관점을 다르게 생각하여 좋은 관점으로
바꿀 수 있는 기회여서 좋았습니다.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았던 것들이 그리워지는게 신기하였고 8월 19일 만났던 그 달팽이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음미노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저에게는 생각보다 소중한 시간이 많이 존재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동을 많이 하지 않아 소중한 순간들을
더 많이 만들 기회를 놓친 것 같아 앞으로는 다양한 경험과 도전을 통해 소중함을 느끼고 찾아가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행복이라는 것에 대해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었습니다.
평소에는 행복이 막연하고 쉽게 다가갈 수 없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날씨가 좋아서, 하늘이 예쁘고, 좋아하는 노래를 듣는 것과 같이
별거 아닌 사소한 일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방법을 배웠습니다.
일상속에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 나가니
앞으로도 재미있고 보람찬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의 삶이 궁금하고 기대됩니다!
인생이 재미있어요!!😊
😊100일 동안 딱히 한 것이 없다고 느꼈는데
막상 음미노트를 완성하고 보니 생각보다 한 것이 많아서 신기했습니다.행복했던 순간을 다시 되새길 수 있게 되니
그때의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다음에도 스스로 한번 나만의 감정 일기를 작성해 보아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방학 동안 친구랑 대화할 일이 거의 없었는데
음미노트가 친구가 되어준 느낌이어서 재미있었다.
그리고 음미노트 이후에 세상을 더 긍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생긴 것 같다. 당연시 여겼던 일상들이 좀 더 새롭게 보이고
특별하게 느껴졌던 것 같아서 좋았다.😊
😊과거의 기억들과 추억들 중에서
나쁜 것만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좋았던 거,
좋아하고 열심히 했던 것들을 생각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100일동안 내가 겪은 일들을 음미노트에 적어보니까
내가 어떤 걸 좋아하는지도 더 잘 알 수 있었다.😊
😊음미노트를 쓰면서 일상들을 되돌아볼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글로만 된 일기보다도 사진까지도 있으니 사진을 볼 때마다
그때가 떠올라 즐겁고 슬프고 힘들었던 모든 게 공유되는 느낌이었다. 과거의 나와 감정을 공유하는 느낌이 들었다.
음미노트를 쓰고 돌아보았을 때
과거의 나와 현재의 내가 함께 즐거워할 수 있었다.😊
😊음미노트를 쓰면서 무심했던 것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 같다.
쓸 때는 귀찮더라도 다 쓰고 보면 뭔가 볼 때 재밌다.
그냥 지나갈 수있는 사소한 일들도 특별해지는 기분이었고
내 일상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좋았고
앞으로도 매일의 나를 돌아봐야겠다는
마음가짐의 변화가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