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 행복교육은 힌디어로 sukh/anand라고 하는 지속 가능한 행복
| 학생의 정신적, 정서적 건강,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이 행복 커리큘럼의 주된 목표
인도 교육부는 2018년 7월부터 델리지구의 공립학교에 행복수업을 정식 교과목으로 도입했다. 달라이 라마의 행복 교육 개회식을 시작으로 학교 1024개소의 약 80만명의 유치원부터 8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복수업을 개시했다. 인도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과열된 교육열과 이에 따른 낮은 청소년 행복지수에 대한 문제가 있다. 아동, 청소년들은 입시와 성적 위주 교육에 따른 학업 스트레스에 상시 노출되어 있고 이는 정신건강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실제로 인도에서 4년간 청소년 자살자는 3만명에 달하고, 2021년 세계 행복 보고서에 따르면 세계행복지수 139위다.
인도의 행복수업은 이러한 성취문화 지양을 위해 시험과 평가가 없다. 매일 45분씩 자율적 수업 형태로 진행하며, 한 주는 마음챙김 (mindfulness), 스토리, 체험활동, 표현 날들로 구성되어있다.
● 마음챙김 날
마음챙김 날에는 명상이나 요가 같은 훈련을 통해 학생들이 자기 자신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끈다. 마음챙김은 학생이 자신의 감정을 이해하고 잘 구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 목적이다. 기존 학교과정에서 학생들은 다양한 과목을 배웠지만 정작 자기 자신에 대해 배울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자기 자신을 이해하지 못하고 자신의 감정을 다룰 준비가 되어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또한, 어떠한 생각과 감정이 발생했을 때 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은 나의 통제 하에 있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다. 감정조절 및 자기통제를 배우면 학교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도 큰 도움이 되고, 무엇보다 정서적 지수가 올라간다. 역시나 많은 학생들이 마음챙김 수업 후 마음이 가볍거나 긴장이 풀렸다고 말한다.
● 스토리와 활동날
스토리와 활동날들은 20가지 이야기와 40가지 활동들로 진행되고 있다. 마음챙김 날이 아닌 이 날들에도 매일 수업에 앞서 5분간의 명상을 하여 학생들의 정서적 안정을 도모한다. 스토리날에는 이야기를 듣고 논의를 하며 학생들이 각자의 생각을 공유하고 정서적 교감을 나누는 토론식 수업 형태로 진행된다. 학생들이 스스로 고찰하며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을 강화할 수 있도록 한다. 스토리 예시로는 ‘Bada Aadmi’ (A Big Man)이라는 아버지와 아들에 대한 이야기가 있다. 아들은 아버지에게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하지만 아버지는 돈이 없기 때문에 안된다고 한다. 화난 아들은 집을 나가지만 이야기의 끝에서 아버지가 자신의 스쿠터를 팔아 아들의 오토바이를 사주려고 한 것을 깨닫고 말한다. “저는 오토바이 필요 없어요; 아버지처럼 큰 사람이 되고 싶어요.” 이후 담당교사는 이야기를 듣고 어떤 감정을 느꼈는지, 또 큰 사람이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하고, 학생들은 논의를 통해 큰 사람은 몸집이 크거나 돈이 많은 사람이 아닌 마음씨가 착하고 남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 체험의 날
체험활동은 주로 행복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습득하는 콘텐츠로 구성되어있다. 활동의 예시로는 ‘감사의 벽’(gratitude wall)이 있다. 감사의 중요성을 가르치기 위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감사한 것에 대해 쓰게 한다.
● 표현의 날
마지막으로 표현의 날에는 감사, 조화, 정의, 사랑, 존경 등 인도 행복 커리큘럼 개발자들이 선정한 행복을 구성하는 8가지 가치에 대해 이야기한다. 하나의 가치를 선택하고 모든 학생들이 일주일 동안 그 가치에 대해 어떻게 느꼈는지 표현하는 방식이다.
이런 다양한 행복수업들을 잘 가르칠 수 있도록 담당 교사들은 3일동안 교육 연수를 받는다. 연수원에서는 행복 커리큘럼의 개념과 아이디어를 익히고 학생의 행복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것에 중점을 두고 그들이 수행할 중요한 역할에 대해 설명한다.
인도의 행복 커리큘럼에서의 공통된 행복의 정의는 힌디어로 sukh/anand라고 하는 지속 가능한 행복이다. 지속 가능한 행복은 감정의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지 않는 단계, 즉 정서적 안정감이라고 할 수 있다. 학생의 정신적, 정서적 건강, 그리고 자기 자신을 이해하도록 하는 것이 이 행복 커리큘럼의 주된 목표이다.
각계각층의 여러 전문가들이 교육과정 연구개발에 참여한 만큼, 2019년 3월에 발표된 중간보고에는 짧은 시간 안에 학생들의 행복지수가 상승했다고 전했다. 또한 교육 당국은 학교별로 담당 관리자를 임명해 철저한 관리감독 시스템을 확립했다. 40명의 행복위원회 멤버들이 커리큘럼이 시행되고 있는 학교들의 행복수업에 매일 참석해서 교사들에게 적절한 지원을 제공한다. 피드백을 주고 받고 커리큘럼을 개선하며 계속해서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 달라이 라마가 “개인의 변화가 그 가족을 변화시키고 사회의 흐름을 바꾸듯, 개인의 행복은 모든 사회의 행복과 직결된다”고 말했듯이, 행복수업을 받고 자라난 인도의 학생들이 행복하고 건강한 인재로 사회변화를 이끌기를 기대해본다.
● 참고자료
https://www.si.re.kr/node/62177
https://www.hindustantimes.com/delhi-news/in-a-class-for-happiness/story-O7D3oLdBAPlhT67rL8sL5L.html
https://www.hindustantimes.com/delhi-news/delhi-s-happiness-curriculum-begins-july-12-to-include-gratitude-wall-and-meditation/story-5PL5TzYkaKVYbsUZWyHWDJ.html
https://timesofindia.indiatimes.com/home/education/news/happiness-course-a-hit-in-delhi-govt-schools/articleshow/68386630.cms
https://www.youthkiawaaz.com/2018/09/expert-behind-happiness-curriculum-shares-how-things-are-changing-in-delhi-govt-schools/
https://www.firstpost.com/india/cji-ranjan-gogoi-inaugurates-happiness-education-conference-in-new-delhi-arvind-kejriwal-manish-sisodia-attend-event-7087711.html
https://www.indiatoday.in/education-today/news/story/good-news-delhi-govt-to-soon-start-happiness-curriculum-certificate-course-1576333-2019-08-02
http://www.hyunbul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296623
https://worldhappiness.report/ed/20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