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나이
시인: 이븐 하짐
누군가 나에게 나이를 물었지
세월 속에 희끗희끗해진 머리를 보고 난 뒤
내 이마의 주름살들을 보고 난 뒤.
난 그에게 대답했지.
내 나이는 한시간이라고.
사실 난 아무것도 세지 않으니까.
게다가 내가 살아온 세월에 대해서는.
그가 나에게 말했지.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죠?
설명해 주세요.
그래서 난 말했지.
어느 날 불시에
나는 내 마음을 사로잡은 이에게
입을 맞추었지.
아무도 모르는 은밀한 입맞춤을.
나의 날들이 너무도 많지만
나는 그 짧은 순간만을 세지
왜냐하면 그 순간이
정말로 나의 모든 삶이었으니까.
우리의 삶은 모든 순간들의 합이다. 지나간 모든 순간이 나의 삶이고, 앞으로 다가올 모든 순간 역시 나의 삶이 될 것이다. 이 순간을 살아갈 때 짧은 순간일지라도 나의 모든 삶이라고 생각하며 만끽하자. 숫자로 대변되는 당신의 나이는 중요하지 않다. 당신이 세월에 대해 어떤 마음을 갖고 있느냐가 중하다. 누군가에게 나이에 대한 질문을 받는 걸 두려워하는 당신에게 이븐 하짐의 『나이』라는 시를 선물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