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바람에 고마움을
시인: 김대식
바람아 고맙다.
그렇게 거세게 불었던 것은
튼튼한 뿌리를 내리고 살라는 뜻인 것을
그 뜻 모르고
힘들 때마다 원망하며 살았던 날들을
이제는 그것이 아름다운 날들이었다는 것을
이렇게 나에게 고난과 역경이 없었더라면
삶의 의지도, 감사하는 마음도
가지지 못했을 것을
바람아
너처럼 언제나
그렇게 자유롭게 불고 다니는 것이
부러운 나의 소망이었지만
그 자유로움은
그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걸
너는 나에게
모진 바람으로 깨우쳐 준 것을
김대식 시인은 『바람에 고마움을』이라는 시에서 바람에게 감사함을 표한다. 삶이라는 길을 걸어갈 때, 세찬 바람이 불 때가 있다. 내 길을 똑바로 걸어가고 싶은 나에게 날카로운 바람이 몰려오는 때가 있다. 이런 때면 주저앉고 싶어진다. 닥친 시련을 원망하기도 하고, 모진 고난을 피하고 싶은 마음도 든다. 하지만 이런 힘겨운 순간들은 우리가 삶에 더 감사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삶의 찬란한 순간을 발견하게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