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벼랑에 대하여
시인: 김재진
한 줄의 편지 쓰고 싶은 날 있듯
누군가 용서하고 싶은 날 있다.
견딜 수 없던 마음 갑자기 풀어지고
이해할 수 없던 사람이 문득
이해되어질 때 있다.
저마다의 상황과 저마다의 변명 속을
견디어가야 하는 사람들
땡볕을 걸어가는 맨발의 구도자처럼
돌이켜보면 삶 또한
구도가 아니라 할 수 없다.
세파에 부대껴
마음 젖지 않는 날 드물고
더 이상 물러설 데 없는 벼랑에 서보면
용서할 수 없던 사람들이 문득
용서하고 싶어질 때 있다.
누군가를 용서한다는 건 누군가에게 품은 적개심을 누그러뜨린다는 것일 테다. 김재진 시인은 『벼랑 끝에서』에서 벼랑 끝에 서보면 용서할 수 없던 사람을 용서하고 싶어질 때가 있다고 한다. 행복해지는 데 사람을 미워하는 마음은 도움이 될까? 당연히 도움이 되지 않는다. 미워하는 마음은 내 안에 화를 더 키울 뿐이다. 오히려 웃으며 그 사람을 용서하는 마음이 행복을 키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