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행복연구센터 뉴스레터 Broaden&Build Happiness에서는 매월 행복연구센터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연구를 한 편씩 소개해 드립니다.
🍙성격과 식습관
친한 지인들과 여러 주제를 오가며 대화를 나누다 보면 한번쯤은 꼭 누군가의 혹은 나의 성격에 대해 이야기 하게 된다. 성격이 대화의 단골 손님인 이유는 아마도 사람의 행동과 생각을 파악하는데 성격이 중요한 기초 단서를 제공해주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생활 곳곳에서 모습을 들어내는 성격의 영향력을 청소년들의 섭식 태도(Eating attitude)에서 찾아보고자 한다.
😀성격의 특성과 유형
성격(Personality)은 비교적 안정적이고 모든 삶의 영역에서 널리 퍼져 있는 일련의 심리적 특성이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성격은 생물학적이고 삶의 우발적인 구성 요성들에 의해 결정 혹은 발전되며 (Caspi, Roberts, & Shiner, 2005), 사람으로 하여금 특정한 방식으로 행동하고 생각하고 느끼도록 한다 (Pervin & Cervone, 2010).
BIG 5로 불리는 5가지 성격 유형(Goldberg, 1999) 에는 “외향성”, “신경증”, “성실성”, “우호성”,”경험에 대한 개방성”이 해당된다.
- 외향성 (Extraversion): 외향성은 사교적이며, 말이 많고, 자기주장과 감정 표현이 많은 것을 특징으로 한다. 외향성이 높은 사람들은 사회적 상황에 있을 때 에너지를 얻는 편이며, 다른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것이 활력과 즐거움을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 신경증 (Neuroticism): 신경증은 높은 부정 정서(슬픔,우울, 불안)와 정서적 불안정을 특징으로 한다. 신경증이 높은 사람은 기분변화가 잦고, 화를 잘 내며, 슬픔을 잘 경험하며, 반대로 신경증이 낮은 사람은 안정적이고 정서적 회복 탄력성이 좋다. 신경증적 성향의 반대말로 정서적 안정성을 사용하기도 한다.
- 성실성 (Conscientiousness): 성실성의 대표적인 특징은 사려가 깊고, 충동 조절을 잘하며 목표 지향적이라는 점이다. 성실성이 높은 사람들은 조직적이며 세부사항을 잘 고려한다. 또한 이들은 미리 계획을 세우고,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며, 마감시간을 염두에 둔다.
- 우호성 (Agreeableness): 이타주의, 친절, 애정, 기타 사회적 행동이 우호성을 나타내는 특징이다. 우호성이 높은 사람들은 자기 의견을 주장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을 잘 따라가는 편이고 협조적인 반면 우호성이 낮은 사람들은 경쟁적이며, 때로는 조작적이기도 하다.
- 경험에 대한 개방성 (Openness): 개방성은 상상력이나 통찰력을 특징으로 한다. 개방성이 높은 사람은 폭넓은 관심사를 가지고 있으며, 세상이나 타인에 대해 호기심이 많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경험하는것을 즐겨한다.
😊성격과 행복
성격이 주관적 웰빙의 강력한 예측 변수 중 하나라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Anglim & Grant, 2016). 5개의 성격 유형 중 정서적 안정(신경증 반대개념), 외향성, 성실성, 친화성은 삶의 만족도, 긍정적인 감정, 자존감을 포함한 웰빙 지표와 관련된 정적인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부정적인 감정 및 우울 증상과는 부적 관련이 있었다(Magee & Biesanz, 2019). 성격 유형별 웰빙과의 관계 강도를 비교해보면, 신경증과 외향성이 웰빙과 가장 밀접하게 관련된 성격 특성이며, 그 다음으로 성실성과 우호성이다. (Anglim & Grant, 2016; Diener & Lucas, 1999), 개방성은 다른 성격들에 비해 웰빙 관련 변수(예: 자존감, 우울 증상)들과 다소 일관되지 않은 관계를 보인다 (Anglim et al., 2020 참조).
🙂성격과 섭식 태도
앞서 언급했듯이 성격은 사람의 생각과 행동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 중에서 성격과 섭식 장애(ED: eating disorder)는 연구자들에게 오랫동안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대부분의 섭식 장애는 체중이나 체형에 지나친 관심을 갖는 것이 특징이며, 이러한 행동은 적절한 영양분을 섭취하는 것을 방해할 뿐 아니라 여러 질병을 발생시키는 위험한 식습관을 형성하게 만든다. 가장 흔한 섭식 장애 유형에는 신경성 식욕 부진, 신경성 폭식증 및 폭식 장애가 있다.
청소년기는 신체 변화에 매우 민감하고 식사 행태에 많은 관심을 갖는 발달 시기이다. 서울시 여중고생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85.1%가 자기 체중에 불만을 가지고 있고, 42.4%가 체중관리를 하고 있다고 한다 (홍은경 외 1995). 대부분의 섭식 장애가 청소년기에 시작되고 (hudson, Kiripi, Pope, & Kessler, 2007) 청소년기에 형성된 부적응적 식이행동은 성인기 만성적 식이 장애로까지 발전되기 때문에 청소년들의 섭식 태도를 면밀히 관찰하고 섭식 장애를 예방하려는 관심과 노력이 절실하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성격 특성은 섭식 장애의 위험 요인으로뿐만 아니라 섭식 장애의 진행을 조절하는 요인, 혹은 섭식 장애의 부수적 결과가 될 수 있다 (Krueger & Eaton, 2010; Lilenfeld, Wonderlich, Riso, Crosby, & Mitchell, 2006). 그렇다면 어떤 성격 유형이 섭식 장애와 깊은 관련이 있을까? 기존 연구에서 많이 언급된 성격 유형 두가지는 신경질적 성향과 성실성이며, 신경질적 성향은 섭식 장애의 위험 요인, 성실성은 보호 요인으로 나타났다 (Cervera et al., 2003; Dufresne et al., 2020; O’Connor et al., 2004). 서울대학교 행복연구센터에서 실시하는 “아동청소년 행복 프로젝트”에서도 이를 고려하여 학생들로부터 성격과 섭식 태도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다. 이번 분석에서는 성격과 섭식 태도의 관계를 중심 여러 심리적 요인(자기 조절 능력, 자기 존중감)을 살펴보았다.
📒연구 참여자
전국 초,중,고등학생 1,109명을 대상으로 성격, 섭식 태도, 자기조절능력, 자기 존중감에 대한 설문을 진행하였다 (남학생 649명, 여학생 460명)
인원(명) | % | |
여자 | 649 | 58.5 |
남자 | 460 | 41.5 |
합계 | 1109 | 100 |
인원(명) | % | |
초등학교 | 314 | 28.3 |
중학교 | 407 | 36.7 |
고등학교 | 388 | 35.0 |
합계 | 1109 | 100 |
📒측정 도구
1. 성격 : BIG 5 성격유형 측정을 위해10개의 문항을 1(전혀 일치하지 않는다)-7점 척도(전적으로 일치한다)에 응답하도록 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성격이 강한 것으로 해석된다.
외향성 | 외향적이고 열정적이다. |
우호성 | 비판적이고 논쟁을 좋아한다. (역문항) |
성실성 | 믿음직하고 자제력이 있다. |
신경질적성향 | 걱정이 많고 화를 잘 낸다. |
개방성 | 새로운 경험에 대해 열려 있고, 다양한 면을 가지고 있다. |
외향성 | 내성적이고 과묵하다. (역문항) |
우호성 | 동정심이 많고 따뜻하다. |
성실성 | 체계적이지 못하고 조심성이 없다. (역문항) |
신경질적성향 | 침착하고 정서적으로 안정 되어있다. (역문항) |
개방성 | 평범하고 창의적이지 않다. (역문항) |
2. 섭식 태도 : 섭식 장애 진단에 앞서 일차 선별도구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는 도구는 식이 태도 검사(Eating attitude Test-26, EAT-26)이다. 본 연구에서는 섭식 태도 데이터 수집을 위해 한국판 청소년용 식이 태도 검사(EAT-26KA)를 사용하였으며, 학생들은 26개 문항에 대해 0-6점 척도에 답변하였다. 분석에는 총점과 세가지 하위 항목인 체중 조절 (예: 살찌는 것이 두렵다, 내가 먹고 있는 음식의 영양분과 열량을 알고 있다), 폭식 및 음식 집착(예: 나는 음식에 집착하고 있다, 억제할 수 없이 폭식을 한 적이 있다), 섭식조절(예: 배가 고파도 식사를 하지 않는다, 음식을 작은 조각으로 나누어 먹는다)을 사용하였다. 각 영역에서 점수가 높을수록 부적응적 섭식태도를 가졌다고 해석한다.
📒결과
1. 성격과 섭식 태도, 그리고 자기 조절능력
신경질적성향과 섭식 태도는 부적 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즉, 신경질적 성향이 높은 학생은 건강하지 않은 섭식태도를 가지고 있었다. 반면, 성실성이 높을수록 바람직한 섭식 태도를 유지했다. 이 두 성격과 섭식태도 사이의 관계를 설명하는 무수히 많은 요인들이 있겠지만, 자기조절 능력이 유의미한 매개 변인인 것으로 밝혀졌다. 자기조절능력은 신경질적 성향, 성실성과 밀접하게 연결 되어있으며, 식습관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인이기 때문일 것이다. 흥미롭게도 자기조절능력을 고려 했을 때 성실성이 섭식 태도에 미치는 유의한 부적 영향이 사라졌다. 이것은 통계적으로 완전매개라고 하며, 자기조절능력이 성실성과 섭식태도를 결정하는 결정적 매커니즘인 것을 나타낸다. 섭식태도를 총점 그리고 3가지 각각 하위 항목으로 나누어 분석 했을때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
2. 자존감과 식이 태도, 성격의 조절효과
이전 연구에서 자존감을 섭식 태도의 주요 결정 요인으로 언급하고 있는데, 본 데이터에서도 자존감이 낮을수록 섭식 태도가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존감이 낮은 학생일 수록 체중조절을 많이 하고, 음식에 대한 집착이 강하며, 섭식 조절을 하고 있는 것이다. 이 관계는 신경질적 성향이 강하거나, 성실성이 낮은 학생들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 다르게 표현하자면, 낮은 자존감은 건강하지 않은 섭식태도를 이끌어 낼 수 있지만, 신경질적 성향을 낮추고 성실성을 높인다면 자존감이 섭식태도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성격을 섭식 장애 조절 요인으로 제시한 이전 논문의 내용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결론
성격은 사람들 간의 행동과 생각 차이를 나타내는 심리적 특성이다. 특별히 이번 연구에서는 성격이 청소년기 섭식 태도에 미치는 영향과 자기조절능력과 자존감의 역할을 살펴보았다. 성격이 유전적으로 결정되어지는 부분도 있지만 일생에 걸쳐 발달한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러 연구에서 종단적 접근(Roberts et al., 2003)과 횡단적 접근(Srivastava et al., 2003)을 사용하여 성격 특성의 변화를 발견했다. 예를 들어, 청년기와 중년기에 걸쳐 우호성은 남성과 여성 모두에서 증가했고, 신경증은 여성에서 감소했다(Srivastava et al., 2003). 자연스럽게 나이게 들게 되면서 성격이 변하기도 하지만, 계획적인 중재 활동을 통해 성격이 변화 가능함을 보여주는 연구도 상당하다 (Robert et al., 2017).
청소년기 올바른 식습관, 신체 이미지상, 친구 관계를 형성하는 것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식습관을 포함한 청소년기 주요 영역에 미치는 성격의 영향력을 폭넓게 살펴보고, 다양한 중재활동을 적용해 성격의 긍정적인 역할을 이끌어 내도록 노력해보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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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glim, J., Horwood, S., Smillie, L. D., Marrero, R. J., & Wood, J. K. (2020). Predicting psychological and subjective well-being from personality: A meta-analysis. Psychological Bulletin, 146(4), 279–323. https://doi.org/10. 1037/bul0000226
Caspi, A., Roberts, B. W., & Shiner, R. L. (2005). Personality development: Stability and change. Annual Review of Psychology, 56(1), 453–484. https://doi.org/http://doi.org/10.1146/annurev.psych.55.090902. 141913
Cervera, S., Lahortiga, F., Martínez-González, M. A., Gual, P., De IralaEstévez, J., & Alonso, Y. (2003). Neuroticism and low self-esteem as risk factors for incident eating disorders in a prospective cohort study. International Journal of Eating Disorders, 33(3), 271–280. https://doi. org/10.1002/eat.1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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